내란 혐의 두 번째 공판…마이크 잡은 尹이 한 말이 알려졌다

2025-04-22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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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재판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이 공개된 건 처음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지난 21일 열린 제2차 공판에서 검찰의 증인 신청 절차에 이의를 제기하며 직접 발언을 이어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54분까지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오전 9시 57분경 법정에 출석한 윤 전 대통령은 둘째 줄 피고인석 가장 안쪽 자리에 착석했다. 짙은 남색 정장에 빨간 넥타이를 맨 차림이었으며, 쏟아지는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에도 눈길을 주지 않은 채 굳게 입을 다문 모습으로 맞은편 검사석만 응시했다.

윤 전 대통령이 형사재판 피고인석에 앉은 모습이 사진·영상으로 공개되는 건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재판에서는 재판부가 취재진의 법정 내 촬영 신청을 받아들이면서다.

오전 10시께 재판이 시작되고 약 1분 뒤 촬영 장비를 든 취재진이 퇴정했고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의 증인신문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재판이 시작됐다. 윤 전 대통령은 별다른 말없이 조 단장의 증인신문을 지켜봤다. 오후에 이뤄진 김형기 특수전사령부 1특전대대장(중령)의 증인신문 때도 무표정을 유지하다 굳은 표정으로 김 대대장을 응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체에 따르면, 증인신문이 끝난 뒤 검사와 변호인 측이 공판 절차 진행을 두고 공방을 벌이자 윤 전 대통령은 자리에서 직접 발언을 시작했다.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건, 계엄이라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굉장히 그 자체로는 가치 중립적인 것이고 하나의 법적 수단에 불과하다"며 입을 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2번째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윤 전 대통령은 계엄을 칼에 비유하며 "칼이 있어야 요리하고 나무를 베서 땔감도 쓰고 아픈 환자를 수술할 수도 있지만, 협박이나 상해, 살인 같은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며 "칼 썼다고 해서 무조건 살인이다, 이렇게 도식적으로 하면 안 된다"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걸(계엄을) 내란이란 관점에서 재판하려면 민주헌정질서를 무너뜨리고 모든 헌법기관을 동시에 무력화시키고 장악해서 결국 장기 독재를 위한 친위 쿠데타라는 게 증명되는 그런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런 점에서 봤을 때 다뤄야 하는 심리와 쟁점의 순서가 변호인 측이 말한 점이 충분히 고려되면서 진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이 "내란죄에 대한 법리 로직을 세우고 (재판을) 하면 굳이 (오늘과 같은) 증인신문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변호인 얘기"라고 말하자 재판부가 "내란죄의 실체적 법리에 대해서는 재판부가 명확히 갖고 있다"며 "피고인과 변호인이 그 부분에 대해 의문을 가진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라고 단호하게 말하기도 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앉아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12·3 비상계엄을 선포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 앉아 재판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 뉴스1

증인신문을 둘러싸고 검찰과 변호인 측의 신경전도 이어졌다. 양측이 번갈아 발언을 주고받자, 재판장 지귀연 부장판사는 “이렇게 가면 네버엔딩인 거 아시죠”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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