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 쿠션에 다리 올리세요? '이런 경우'엔 절대 하지 마세요
2025-04-2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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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숙면을 위한 혈액순환 비법
척추 건강을 지키는 특별한 수면 자세
잘 때 다리를 높이 올리고 자는 게 좋은 걸까.
하루의 피로를 푸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충분한 수면이다. 하지만 같은 시간 동안 잠을 자더라도 어떻게 자느냐에 따라 회복의 질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수면 자세는 수면의 질뿐 아니라 혈액순환, 통증, 부종, 심지어 장기 건강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중에서도 ‘다리를 쿠션에 올리고 자는 습관’은 비교적 실천이 쉽지만 의외로 많은 건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수면 습관으로 주목받고 있다.
우선 가장 잘 알려진 효과는 다리 부종 완화다. 하루 종일 서 있거나 오래 앉아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다리의 피로감과 함께 발과 발목이 붓는 증상을 자주 겪는다. 이는 중력의 영향으로 혈액과 림프액이 하체로 몰리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잘 때 다리 밑에 쿠션을 받쳐 다리의 위치를 심장보다 약간 높게 유지하면, 중력 반작용으로 정맥혈의 순환이 개선되고 부종이 자연스럽게 완화된다.

실제로 혈액은 심장에서 발끝까지 내려갈 때는 중력의 도움을 받지만, 다시 심장으로 돌아올 때는 근육의 수축이나 정맥판막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때 하체를 약간 올려주는 것만으로도 혈액이 심장으로 돌아가는 흐름이 원활해지고, 혈관 속 압력이 줄어들어 하지정맥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이미 정맥류 초기 증상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수면 중 다리 높이를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다.
또한 다리를 올리고 자는 자세는 허리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허리디스크, 척추전방전위증, 요추염좌 등 요통을 자주 겪는 사람이라면 다리 밑에 쿠션을 받쳐주는 것이 척추 하부에 가해지는 압력을 줄여 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리를 살짝 굽힌 상태에서 무릎 아래 쿠션을 두면 요추 부위의 커브가 자연스럽게 유지되며, 척추 주변 근육의 긴장을 완화해 숙면에 유리한 자세를 만들어준다.
수면의 질 향상 측면에서도 이 자세는 효과가 있다. 다리를 올리면 몸의 혈액이 보다 균형 있게 분포되고, 특히 하체에 집중된 피로가 분산되면서 근육 이완에 도움이 된다. 이는 수면 중 각성 빈도를 줄이고 깊은 수면 단계로 진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 특히 만성 피로를 겪는 사람, 무기력증이 심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임산부나 노인에게도 마찬가지다. 산부는 자궁이 커지며 하대정맥을 눌러 다리와 발의 부종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다리를 살짝 올려 주면 혈액순환을 돕고 다리 저림 증상을 줄일 수 있다. 노인들 역시 근육량과 혈관 탄력성이 감소해 부종과 혈류 저하가 빈번한데, 다리 높이 조절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다만 다리를 올리고 잘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다. 우선 쿠션의 높이는 심장보다 약간 높게, 무릎에서 발목 사이를 지지할 수 있도록 설정하는 것이 좋다. 너무 높게 올리면 오히려 골반과 척추 정렬이 틀어져 허리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이상적인 높이는 약 15~20cm 내외이며, 쿠션은 단단하고 폭신한 형태가 가장 적당하다. 일반 베개보다는 다리 전용 쿠션이나 경사형 웨지쿠션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무릎 아래가 아닌, 발목만 올리는 형태는 피해야 한다. 무릎과 정강이를 지지하지 않으면 발목에 무리가 가고, 오히려 혈액순환을 방해할 수 있다. 발 전체를 받쳐주는 구조로 다리를 안정감 있게 지지해야 효과가 높다.
저혈압이 심하거나 심부전, 호흡기 질환이 있는 경우, 다리를 지나치게 높게 올리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또한 이미 다리 통증이나 신경 압박 증상이 심한 사람이라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은 후 자세를 조정해야 한다. 혈류의 균형이 중요한 상태에서는 수면 자세 하나가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