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요즘에도 자꾸 겨울옷을 입으려 한다면 '이 병' 의심해 보세요
2025-04-21 16:52
add remove print link
치매의 숨겨진 첫 신호
당신의 뇌를 위협하는 조용한 변화들
현대인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 치매, 미리 신호를 주는 증상들이 몇 가지 있다.
치매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병이 아니다. 발병 수년 전부터 뇌에서는 서서히 변화가 시작되며, 본격적인 진단이 내려지기 전까지 다양한 전조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발병 1년 전부터는 비교적 뚜렷한 이상 신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감지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신호들이 흔히 ‘나이 들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여기며 무심코 넘겨버린다는 데 있다. 하지만 조기에 변화의 징후를 포착하면, 적절한 치료와 관리로 병의 진행을 늦추는 것이 가능하다.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초기 증상은 단기 기억력 저하다. 예를 들어 방금 들은 이야기나 일정, 물건을 둔 장소를 잊어버리고, 그것을 반복적으로 묻는 경우가 많아진다. 단순한 깜빡거림과는 다르게, 자주 잊고, 그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치매의 중요한 단서가 된다. 최근에 있었던 일보다 수십 년 전 이야기를 더 또렷하게 기억하는 것도 단기 기억력 저하의 한 형태다.

다음으로 주목할 점은 일상 업무 수행의 어려움이다. 익숙하던 요리, 운전, 쇼핑, 금융 업무 등을 처리하는 데 혼란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오랫동안 해왔던 반찬 조리 순서를 잊거나, 계산서 정리를 잘하지 못하고 반복적인 실수를 한다면 단순한 건망증 이상의 문제일 수 있다.
시간과 장소에 대한 감각 저하도 대표적인 전조 증상이다. 자신이 있는 장소가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위치를 혼동하거나, 요일이나 계절, 시간대의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이 보일 수 있다. 외출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헤매거나, 약속 시간에 자꾸 착오가 생기는 등 시공간에 대한 혼란은 경계해야 할 신호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변화가 나타난다. 언어 능력의 저하와 대화 능력의 감소가 대표적이다. 평소 잘 쓰던 단어가 갑자기 떠오르지 않거나, 문장을 완성하지 못하고 중간에 말이 끊기는 경우가 있다. 상대의 말을 이해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간단한 설명조차 반복해서 듣고 묻는 경우가 반복되기도 한다. 이로 인해 사람들과의 대화를 기피하고 점차 사회적 관계를 줄여나가는 경향도 관찰된다.

치매 전조 증상 중 하나로 성격 변화와 감정 기복도 자주 언급된다. 이전과 달리 의심이 많아지고, 불안하거나 우울한 감정이 두드러지는 경우다.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거나, 갑작스럽게 짜증을 내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감정 변화는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과 주변인에게도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판단력과 문제 해결 능력의 저하도 1년 이내 발병의 중요한 지표로 본다. 예를 들어 기온에 맞지 않는 옷차림을 하거나, 위험한 상황에서도 적절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생활 속 소소한 의사 결정조차 어려움을 겪으며, 누군가의 도움이 없으면 일상을 유지하기 힘들어지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치매는 단순한 뇌기능 저하뿐 아니라 신체 움직임 변화로도 나타날 수 있다. 걸음걸이가 느려지거나, 걸을 때 균형을 잡기 어려워지는 등 미세한 운동기능 저하도 초기 증상 중 하나로 간주된다. 특히 파킨슨병과 연관된 ‘파킨슨형 치매’의 경우, 이러한 신체 증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날 수 있다.
이외에도 시각 정보 처리 능력 저하도 흔히 보고된다. 계단의 높낮이를 인지하지 못하거나, 공간감각이 떨어져 부딪히거나 넘어지는 일이 잦아지는 것이다. 복잡한 패턴의 물건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증상들이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몇 가지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신 또는 가족 중 누군가에게 위와 같은 변화가 반복적으로 감지된다면, 단순한 노화로 넘기지 말고 조기에 전문가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