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 ‘이재명과 싸울 유일한 후보’로 꼽은 국민의힘 후보
2025-04-2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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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생명의 위협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계엄 반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국민의힘의 미래를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완전한 결별과 명분 있는 후보를 중심으로 한 당의 전면 재편을 촉구했다. 그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더불어민주당과 싸울 유일한 후보로 꼽으며, 당내 다른 주자들과 일부 중진 의원들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김 전 위원장은 21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지속적으로 존속하고 이번 대선에서 성과를 내려면 윤 전 대통령과 관련된 모든 것을 완전히 잊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을 계속 거론하는 정당은 정상적인 정당으로 볼 수 없다”며 “그에 대한 그리움을 가진 정치인들이 많다는 건 당의 미래가 없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번 대선은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와 그로 인한 탄핵의 결과로 열리는 것”이라며 “계엄을 찬양하고 탄핵을 반대한 사람들이 대통령 후보로 나선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토론을 언급하며 “홍준표, 이철우, 나경원, 한동훈 후보가 참여한 토론을 잠깐 봤지만, 탄핵과 계엄을 둘러싼 기존 입장을 반복하는 논쟁일 뿐 큰 의미가 없었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는 “한동훈 전 대표는 계엄 선포 당일 저녁 반대를 선언한 유일한 인물”이라며 “생명의 위협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민주주의와 5000만 국민을 위해 계엄을 반대한 용기는 보통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국민의힘에서 민주당과 싸울 수 있는 유일한 후보는 한동훈”이라며 “다른 후보들이 그를 배신자라 낙인찍는 건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당내 다른 대선 주자들에 대해서는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나경원 후보에 대해선 “정치 상황에 대한 판단 능력이 없다”고 직격했다. 그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나경원은 오세훈과 경선에서 ‘중도는 없다’ ‘짜장면에 짬뽕을 부은 게 중도’라고 주장했다”며 “초기에 앞서갔지만 결국 본선 경쟁력 부족으로 오세훈에게 졌다”고 회고했다. 이어 “나경원 후보는 이번 토론에서도 같은 논리를 반복하며 ‘이념 정당’ ‘가치 정당’을 강조했지만, 이는 과거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보수 대통합을 외치며 21대 총선에서 대패한 이유를 전혀 분석하지 않은 결과”라고 비판했다. 그는 “보수 대통합으로 이길 줄 알았지만 대패했고, 그 요인을 분석해 당을 새롭게 정립하지 않으면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은 없다”며 “나경원 후보의 사고방식으로는 이번 대선도 하나 마나”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김문수 후보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김문수 후보가 초기에 지지율이 높았지만, 최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과의 단일화 논의로 주춤하고 있다”며 “이런 행태는 그가 과연 대통령 후보로서 진지하게 나왔는지 의심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의 출마설에 대해선 “계엄 사태의 한복판에 있던 인물”이라며 “대통령 후보가 될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 총리가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 건 주변 중진 의원들이 부추기기 때문”이라며 “한 총리는 비합리적인 인물이 아니므로 결국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한 권한대행을 미는 중진 의원들은 당의 미래나 대선 승리보다 개인의 영달에 더 관심이 있다”며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안철수로 단일화를 주장했던 이들과 같은 행태”라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석열 어게인’ 신당 창당설에 대해선 코웃음을 쳤다. 그는 “윤 전 대통령이 신당을 운운하는 건 코미디”라며 “그가 언질을 줬기에 배의철, 김계리 두 변호사가 신당을 시도한 것 같다”고 추측했다. 그는 “신당을 만들어 무엇을 추구할지 모르겠다.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 역할도 제대로 못 했으며 계엄과 탄핵 이후 행태를 보면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었다는 게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지만 이는 상황 인식이 완전히 잘못된 결과로 먹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의 생존 전략으로 ‘국민정당’으로의 전환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보수라는 말을 버리고 국민을 포괄하는 정당으로 태어나야 한다”며 “명분 있는 후보를 내세우고 지금까지의 행태에서 완전히 탈피해야만 대선에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대선 승리를 이끈 경험을 언급하며 “당시 미래통합당을 국민의힘으로 바꾸고 중도 확장을 강조해 승리로 이끌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2년 동안 국민과의 대화 없이 보수만 외치다 2024년 총선에서 또 대패했다”며 “이런 방식으로는 미래가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내 경선 전망에 대해 “5월 3일 후보가 확정되면 한동훈 후보 한 명은 틀림없을 것”이라며 “나머지 한 명은 홍준표 후보나 김문수 후보 중 한 명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그는 당의 재편 가능성에 대해 “후보가 누구냐에 따라 당이 국민정당으로 바뀔 수도 극우로 쪼그라들 수도 있다”며 “확정된 후보가 한 달 안에 당의 면모를 완전히 바꿔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당명 변경도 가능하다”며 “이는 후보의 역량에 따라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 경선은 이재명 대선 경선 후보가 확정될 것이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다른 논의는 의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본선에서 이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세간의 평가에 대해선 “국민의힘이 이 후보를 막고 정권을 유지하려면 명분 있는 후보와 당의 완전한 탈바꿈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내부에서 논의되는 ‘반 이재명 빅텐트’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김문수 후보가 자신을 기축으로 한덕수 권한대행,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 등을 포함한 빅텐트를 언급하지만 이는 대통령 후보로서 자신감이 없음을 보여준다”며 “특히 이준석 후보는 특별한 상황이 아닌 한 끝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준석 후보가 빅텐트에 합류하려면 이재명 후보와 막상막하인 상황에서 그의 힘이 승리를 결정지을 수 있을 때뿐”이라며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이준석 후보는 자신의 입지를 위해 독자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전 위원장은 전광훈 목사의 자유통일당 대선 출마 및 윤 전 대통령 영입 발언에 대해선 “윤 전 대통령이 그 당에 들어갈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전 목사의 지지 기반은 지난 총선에서 이미 한계가 드러났다”고 일축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구체적 방법으로 “출당이나 탈당 권유는 별개 문제”라며 “중요한 건 윤 전 대통령을 더 이상 거론하지 않고 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동훈 전 대표 측의 총괄선대위원장 제안 보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그런 제안을 받은 적 없다”며 “건강 상태가 완벽하지 않아 적극적인 활동은 어렵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정치는 상식과 명분이 중요하다”며 “명분 없는 후보로는 절대 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고 단언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