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대령, 윤 전 대통령 앞에서 "잘 알면서 왜 그렇게 지시했나"

2025-04-21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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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 두 번째 공판서 조성현-윤 전 대통령 측 치열한 공방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두 번째 정식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두 번째 정식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에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두 번째 공판에서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이 증인으로 나와 윤 전 대통령 측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 / 뉴스1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 / 뉴스1

공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대령)의 증언 신빙성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조 단장은 지난 14일 첫 공판에서 계엄 당일 이진우 당시 수방사령관으로부터 "국회에 진입해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측 송진호 변호사는 "이런 지시가 있었다고 했는데 가능해 보이느냐"고 묻자 조 단장은 "불가능한 지시를 왜 내리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정당성을 떠나 군사작전적으로 가능했느냐'는 물음에 조 단장은 "군사작전적으로 할 지시인가?"라고 되묻고 "군사작전에는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을 수 없다. 왜 그렇게 지시했을까? 잘 알고 계시는데"라고 반박해 방청석에서 실소가 터져 나왔다.

윤 전 대통령 측이 '이진우 당시 수도방위사령관이 증인에게 국회의원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고 보기 힘들 것 같다'고 주장하자 조 단장은 "여기서 다뤄야 할 건 그런 지시를 저에게 줬다는 것이고 해석은 나중에 이진우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맞섰다.

특히 윤 전 대통령 측은 조 단장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임의로 해석해 부하에게 전달한 뒤 말을 바꾼 것 아니냐는 취지로 추궁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검찰과 헌법재판소, 이 법정 진술이 모두 다른데 진술 번복 이유가 자신의 지시가 문제가 있는 거란 판단에 유리한 쪽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상황을 따져 물었다.

이에 조 단장은 당일 부하에게 지시를 내린 것이 아니라 부하가 어떤 상황인지 묻자 자신이 1경비단 전체 임무를 설명해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국회 안 인원은 국회의원이라는 거냐. 증인이 그렇게 지시했다는 거냐'라는 질문에는 "제가 지시한 것이 아니다"라며 "인원인지 의원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전반적 상황에서 국회의원이 아닌 다른 인원이 있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비슷한 취지의 질문을 반복하자 조 단장은 "수차례 진술했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조 단장이 재판부를 향해 "같은 것을 말씀드려도 계속 질문한다"고 항의하자 재판부는 "증인 말씀이 일리가 있다. 일관된 얘기는 부하가 물어보길래 '이런 거'라고 답변하는 과정에서 설명해줬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한편 윤 전 대통령 측은 '계엄 당일 출동 시 실탄 대신 공포탄을 챙겨 가라는 지시를 받지 않았느냐'며 질서유지 차원의 병력 출동이었음을 시사했으나, 조 단장은 "안전이 목적이라는 건 사후적이었다"고 일축했다.

재판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거듭 조 단장의 증언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위증하면 처벌받는다. 정확히 말하라"고 압박하는 모습도 보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두 번째 정식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두 번째 정식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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