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서 사는 물고기를 바다서 키워봤더니 맛이... 놀라운 일 벌어졌다 (영상)
2025-04-21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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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인들 사이에서 떠오르고 있다는 한국 물고기

서해의 푸른 심장 천수만에서 팔딱이는 물고기가 미식가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바다송어. 민물에서 태어나 바다에서 자란 이 독특한 물고기가 충남 홍성군 남당항을 새로운 해산물의 메카로 만들며 전국에 그 이름을 알리고 있다. 전국 미식가들의 식도락 여행을 이끄는 새로운 아이콘으로 떠오른 바다송어에 대해 알아봤다.
송어는 연어목 연어과에 속하는 냉수성 어류다. 맑고 차가운 1급수에서 서식한다. 붉은 속살이 소나무 껍질을 닮았다고 해 송어(松魚)라는 이름이 붙었다. 몸길이는 보통 60cm 안팎이다. 연어보다 몸이 굵고 둥글며 옆으로 납작한 형태를 띤다.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사이에는 기름지느러미가 있고, 꼬리지느러미는 얕게 갈라져 있다. 송어는 민물에서 부화해 바다로 나가 성장한 뒤 산란을 위해 다시 민물로 돌아오는 소하성 어류다. 이 과정에서 삼투압 조절 능력을 활용해 담수와 해수를 오간다. 한국에서는 주로 동해안에서 잡힌다. 강원도와 경상북도에서는 제사상에 올리는 고급 어종이다. 동물성 플랑크톤이나 작은 물고기를 먹는다. 붉은 살코기는 갑각류가 해조류에서 섭취한 베타카로틴이 변환된 아스타산틴 색소 덕분이다. 무지개송어, 산천어 등 다양한 아종이 있으며, 바다송어는 이중 시마연어(Oncorhynchus masou)로 불리는 종을 바다에서 양식한 것을 가리킨다.
바다송어 양식은 민물송어를 바닷물에 적응시키는 순치 과정을 통해 가능해졌다. 이 기술은 송어의 삼투압 조절 능력을 활용해 담수에서 자란 송어를 점차 해수 환경에 적응시키는 방식이다. 구체적으로 담수에서 자란 송어를 담수와 해수가 혼합된 사육조로 옮긴 뒤 염도를 30퍼밀로 점차 높여 해수 적응을 유도한다. 이후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본격적으로 키운다. 국내에서는 2008년에 연어류 해상 가두리 양식 기술이 개발됐고, 이후 지속적인 개선을 통해 연중 양식이 가능해졌다. 특히 충남 홍성군 천수만은 바다송어 양식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현재 천수만을 중심으로 남당항 인근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바다송어가 키워지고 있다. 일부 내륙 지역에서는 지하 해수와 순환여과 시스템을 활용한 스마트 양식도 시도되고 있다.
바다송어는 민물송어와 비교해 뚜렷한 맛의 차이를 보인다. 민물송어는 흙냄새와 비린내가 강해 호불호가 갈리는 반면 바다송어는 흙냄새가 없고 비린내 또한 거의 없다. 이는 바닷물에서 자라며 호르몬 분비가 변화하고 해수 환경이 육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바다송어는 육질이 쫄깃하고 탄탄하며 고소한 풍미가 돋보인다. 연어와 비슷한 붉은 살코기를 가졌지만 연어보다 지방 함량이 낮아 담백하고 단단한 식감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연어 대체 식재료로도 관심을 받고 있다. 불포화지방산과 단백질이 풍부한 저열량 고단백 식품이다. 소화도 잘돼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즐기기 좋다. 성장 속도도 민물송어보다 2배 이상 빨라 600g급 종묘가 6개월 만에 2㎏급으로 자란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바다송어는 미식가들 사이에서 ‘연어보다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바다송어는 다양한 요리로 즐길 수 있다. 가장 인기 있는 요리는 회다. 바다송어 회는 비린내 없이 부드럽고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고추냉이와 간장이나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그 맛이 배가 된다. 송어회 무침은 채소와 양념장을 버무려 감칠맛을 더한 별미다. 초밥도 빠질 수 없다. 연어 초밥과 비슷해 보이지만 보다 단단한 식감이 특징이다. 버터구이도 간단하면서도 인기 있는 조리법이다. 송어를 깨끗이 손질한 뒤 칼집을 내고 버터, 마늘가루, 통후추로 간을 해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구우면 고소한 향과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샐러드에 마요네즈와 함께 곁들여 먹으면 영양가 높은 한 끼가 된다. 이처럼 바다송어는 회, 초밥, 튀김, 구이 등 다채로운 요리로 변신하며 식탁을 풍성하게 만든다.
홍성군에선 지난 10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홍성남당항 바다송어 전국 요리대회 및 수산물 소비촉진 행사’가 열리고 있다. 다채로운 문화행사와 맨손 송어잡이 체험을 할 수 있다. 이 행사의 일환으로 최근 열린 '2025 홍성 남당항 바다 송어 전국 요리경연대회'에서 배재대 외식조리학과 학생들이 은·동·장려상 등을 받았다.
바다 송어를 활용한 카르파초와 타코(은상), 송어 스테이크와 송어 후토마키(김초밥), 송어 장 덮밥과 송어 해산물 파스타(각각 동상), 송어 마제 소바와 송어 버터 카레, 송어 어만두 온반·송어 비빔 수제비(각각 장려상) 등의 요리를 선보였다.
바다송어는 이제 남당항의 새조개, 대하와 함께 지역을 대표하는 해산물로 자리 잡았다. 민물과 바다를 오가는 송어의 생태적 특성과 이를 양식으로 구현한 인간의 기술이 만나 탄생한 바다송어는 천수만의 자연 조건과 어업인의 노력이 빚어낸 보물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바다송어 가격은 남당항 현장에선 1㎏당 7만원, 포장하면 1㎏당 4만 5000원이다. 택배로 주문하면 포장 가격에 택배비만 추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