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용성, 강남·서초 다 아니었다…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위' 찍은 동네

2025-04-2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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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의 틈새로 본 아파트값 급등 비밀

올해 1분기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지역은 서울 강남이나 서초, 이른바 '마용성'이 아니었다.

자료사진. / 뉴스1
자료사진. / 뉴스1

그 지역은 바로 다름 아닌 '송파구'였다. 이러한 현상은 정부의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일시 해제와 재지정 사이의 틈새에서 발생한 가격 급등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부동산원 전국주택가격동향 조사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서울 송파구 아파트값은 4.28% 상승하며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 전체 평균 상승률 1.06%의 4배가 넘는 수치로, 전국적으로도 독보적인 상승세다. 이어 강남구와 서초구도 각각 3.52%씩 오르며 2위권을 형성했다.

이번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강남권 일부 지역의 토허제 해제가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월 14일 토허제 해제 가능성을 언급한 뒤, 2월 13일 잠실·삼성·청담·대치동 등 이른바 '잠삼대청' 지역을 허가구역에서 해제했다. 그러나 39일 만인 3월 24일 다시 토허제를 확대 재지정하면서, 이 짧은 기간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수요가 몰렸다.

월별 상승률을 보면, 가격 상승이 가장 가팔랐던 시점은 토허제가 실제 해제됐던 3월이었다. 송파구는 1월 0.26%, 2월 1.35%에 이어 3월에는 2.6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구는 같은 기간 0.04%, 0.83%, 2.62%로, 서초구도 0.18%, 1.00%, 2.31%로 상승 폭이 뚜렷하게 커졌다.

강남 외 지역에서는 성동구(1.34%), 용산구(1.27%), 양천구(1.13%), 마포구(1.09%), 강동구(1.07%) 등 정비사업 기대감이 높은 곳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은 모두 서울 평균 상승률을 웃돌며 ‘마용성’ 중심의 고가 아파트 지역 강세가 여전히 유효함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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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노원(-0.23%), 도봉(-0.17%), 강북(-0.11%), 중랑(-0.12%), 금천(-0.11%), 동대문(-0.09%), 구로(-0.07%), 은평(-0.05%) 등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8개 구는 분기 누적으로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부 지역은 3월 들어 상승 전환 조짐을 보였지만, 1월과 2월의 하락폭을 만회하진 못했다. 이는 서울 내 아파트값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는 방증이다.

경기도에서도 강남 접근성이 높은 과천시가 3.41% 상승하며, 전국 상승률 4위에 올랐다. 강남 3구에 이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셈이다. 과천 역시 토허제 완화 기대와 함께 서울 인접 프리미엄이 가격 상승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결국 강남권 중심의 규제 완화 신호는 단기간 내 시장에 민감하게 반영됐고, 이로 인해 고가 지역의 가격이 급등하는 반면, 중저가 지역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부동산 시장은 여전히 정부 정책의 방향성과 시차에 따라 크게 움직이고 있으며, 수요자들은 이런 정책 신호에 따라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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