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테마기행' 중국 2부, 뤄핑 편
2025-04-2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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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테마기행' 4월 22일 방송 정보
EBS1 '세계테마기행' 중국 2부에서는 뤄핑으로 여정을 떠난다. 오늘 방송 정보를 살펴보자.
'세계테마기행'은 각기 다른 여행자들이 세계 곳곳의 아름다움을 소개하는 여행 프로그램이다. 매주 새로운 나라와 도시를 탐험하며 그 지역의 고유한 문화, 풍경, 랜드마크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 '세계테마기행' 중국 2부 - 마방의 추억, 불산 차마고도
봄이면 세상에서 가장 넓은 유채밭이 펼쳐지는 뤄핑(羅平). 샛노랗게 넘실대는 유채꽃의 물결 속에서 봄의 정취를 만끽한다. 유채꽃 향기에 섞여 드는 냄새가 있다. 바로 사람 냄새. 유채꽃밭 사이사이 자리 잡은 경작지에서는 소수민족인 이족들의 삶의 터전. 비옥한 카르스트 지형이 만든 토양이 키운 아삭아삭 다디단 무를 맛보며 이족들의 삶 한 자락을 함께해 본다. 어스름이 내려앉은 봄밤. 유채꽃밭에서 즉석 캠핑을 하며 밤하늘의 별을 이불 삼아 잠을 청하고, 다음날 이른 아침을 따끈하고 향긋한 보이차로 시작한다.
보이차로 속을 깨우고 차마고도를 찾아 나선다. 미얀마와 인도로 향하는 차마고도의 일부였던 멍쿠(勐庫). 소수민족인 포랑족 마을이 이번 여행의 목적지. 포랑족은 차나무가 있는 곳에 조상이 있다고 믿고 차를 신성하게 여긴다. 마을 어귀에서 만난 한 할아버지에게 포랑족의 차를 대접받는다. 차를 만든다고 했는데, 찹쌀을 덖는 할아버지! 노릇노릇해진 찹쌀에 말린 찻잎을 더해 함께 덖는 걸 보니 차는 차인 것 같다. 거기다 약초, 생강, 붉은 설탕까지 추가! 차 한잔 만드는 데 30여 분! 정성과 시간까지 들어간 포랑족의 차, 후미차(糊米茶)의 풍미는 어떨까?
그런데 마을이 떠들썩하다. 사람도 북적북적, 식재료도 산더미같이 쌓여 있다. 알고 보니 포랑족의 결혼식 날이라고. 자그마치 3일 간 이어진다는 포랑족의 전통 결혼식 1일 차, 마을 잔치를 준비하는 풍경이 이색적이다. 온 마을 사람들이 다 모여 전통 음식을 먹고, 밤에는 어릴 때부터 단련(?)했다는 칼군무로 밤을 즐긴다. 야식까지 든든히 먹고, 다시 시작되는 전통 군무! 진정 잔치를 즐길 줄 아는 포랑족, 흥이 넘치는 결혼식 전야제는 새벽 3시까지 이어진다.
드디어 2일째 결혼식 당일! 결혼을 하기 위해 신랑이 신부의 집을 찾아왔다. 하지만 신부를 쉽게 만날 수는 없는 법! 신부에게 가는 길에 만나는 사람들과 무조건 40도 넘는 술을 한 잔씩 나눠 마신다. 그리고 갖가지 미션을 완수하고, 의자 위에 놓인 술잔까지 모두 비워야 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했던가, 드디어 만난 고운 신부 앞에서 신랑은 싱글벙글 신이 났다. 포랑족 17살 신부와 라후족 22살 신랑, 어린 부부는 친지들에게 인사를 올리고 부부로서의 새 인생을 시작한다.
새로운 시작을 축복하고 다시 길을 떠난다. 티베트로 향하는 차마고도의 일부 구간인 란창강 차마고도(瀾滄江 茶马古道) 차마고도 위를 걸어 본다. 그 길 위에서 과거 마방들이 목숨을 걸고 건넜다는 외줄 다리를 만난다. 문자 그대로 쇠 줄 하나에 의지해 사람도, 짐도, 말도 강을 건넜다는데. 그 옛날 생존을 위해 생사를 걸고 차 교역에 나선 마방들의 애환을 헤아려 본다.
여정은 란창강 차마고도 중 가장 아름다운 길인 불산 차마고도(佛山茶马古道)로 이어진다. 돌을 깨어 험한 산에 길을 만들고, 버팀목으로 위험천만한 길을 만든 마방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다. 란창강 협곡을 따라 구불구불 난 차마고도, 얼마나 오랜 시간 이 자리에서 마방들의 노고와 애환을 지켜봤을까? 하지만 곧 댐 건설로 인해 수몰될 예정이라 그 절경은 곧 사라질 것이다. 안타까움을 안고, 불산 차마고도를 더 오래 눈에 담으며 그 아름다움을 추억에 새긴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