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한국산은 아예 사라질 판... 심각한 말 나오는 한국 해산물

2025-04-20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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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어획량 16분의 1로 급감한 한국 대표 해산물

오징어 / 연합뉴스
오징어 / 연합뉴스

지난해 포획량이 역대 최저를 기록한 국민 해산물이 있다. 오징어다. 오징어는 짧은 다리와 긴 몸통, 먹물을 뿜는 독특한 생김새로 잘 알려진 연체동물이다. 한국 연안에서 흔히 잡히는 살오징어는 쫄깃한 식감과 담백한 맛으로 사랑받으며, 회, 찜, 볶음, 건조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한국인의 식탁에서 오징어는 단순한 해산물을 넘어 문화적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어묵, 젓갈, 심지어 라면과 과자에도 빠지지 않을 만큼 대중적인 식재료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연간 오징어 소비량은 약 1.5kg에 이른다. 이는 다른 해산물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오징어 / 연합뉴스
오징어 / 연합뉴스

그런데 이 오징어 어획량이 급격히 줄고 있다. 지난해 전국 연근해 살오징어 생산량은 1만3546톤이다. 이는 전년과 견줘 무려 42%나 감소한 것으로 사상 최저치다. 2004년 21만3000톤과 비교하면 16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1990년대만 해도 연간 100만톤 이상을 유지하던 오징어 어획량은 2017년 처음 10만톤 아래로 떨어진 뒤 2021년 6만1000톤을 기록하며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제주 해역도 예외는 아니다. 2004년 2151톤이던 제주 오징어 생산량은 지난해 435톤으로 줄며 3년 연속 500톤을 넘지 못했다.

왜 이렇게 오징어가 줄어든 걸까.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와 남획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오징어는 난류성 어종이다. 1990년대 해수온 상승이 서식에 적합해 어획량이 급증했지만 최근엔 수온이 너무 높아져 오징어가 북쪽으로 이동하거나 어군이 흩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어부들이 오징어를 잡기 어려워졌다.

과도한 어획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과 주변국들이 오징어를 마구잡이로 잡아 안 그래도 잡기 힘든 오징어를 더욱 잡기 어려워졌다. 2000년대 연평균 20만톤에 달하던 생산량은 이제 1만톤을 간신히 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오징어 유생 밀도가 낮아진 점을 들며 자원 상태가 심각하다고 경고한다. 이 추세라면 머지않아 연간 수천 톤대로 추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잡기 힘든 만큼 당연히 가격이 비싸졌다. '금징어'라는 별명이 붙어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값이 치솟았다. 지난달 연근해 신선냉장 오징어 산지 가격은 1kg당 9511원이다. 1년 전 3908원보다 무려 143.4%나 올랐다. 도매가격도 1만9332원으로 12.9% 상승했다. 다만 정부의 할인 지원 덕에 소비자가는 마리당 8938원으로 전년과 견줘 0.6% 하락했지만, 평년보다는 37% 비싸다. 오징어 가격 상승은 수산물 물가 전반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수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4.9% 올라 2023년 8월 이후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오징어만 잡기 어려운 게 아니다. 연근해 어업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연근해 어획량은 84만1000톤으로, 전년보다 11.6% 줄었다. 1980년대 평균 151만톤, 2000년대 116만톤이던 어획량이 2020년대 들어 93만톤까지 줄었다.

고등어와 갈치 같은 대중 어종도 각각 17.4%, 26.6% 줄었다. 반면 방어, 전갱이, 삼치 같은 난류성 어종은 최근 40년간 어획량이 늘었다. 기후변화는 양식업에도 타격을 입혔다. 고수온으로 양식장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며 지난해 피해액이 1430억원에 달했다. 이는 2012년 집계 시작 이래 최대 규모다.

오징어는 한국 식문화의 중심에 서 있는 해산물 중 하나다. 어촌 마을에선 오징어를 말리는 풍경이 일상이었다. 하지만 자원 감소와 환경 변화로 이 전통적인 풍경마저 점점 희미해지고 있다. 오징어 어획량 감소는 단순한 해산물 공급 문제를 넘어 한국인의 식생활과 어업 공동체에까지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오징어볶음 레시피>

오징어는 단백질과 타우린이 풍부해 피로 회복과 간 기능 개선에 좋다. 특히 한국 식탁에서 오징어는 볶음 요리로 자주 등장하는 단골 재료다. 매콤한 양념이 밥과 어우러져 반찬으로도 훌륭하고, 술안주로도 제격이다. 오징어 볶음은 간단하지만 양념 비율과 불 조절만 잘하면 누구나 맛있게 만들 수 있는 집밥의 대표 메뉴다. 오징어 볶음 기본 레시피를 소개한다.

■ 재료 (2인분 기준)

오징어 1마리, 양파 1/2개, 대파 1/2대, 당근 약간, 양배추 한 줌, 청양고추 1개(선택), 식용유 1큰술, 통깨 약간.

■ 양념장

고추장 1큰술, 고춧가루 1큰술, 간장 1큰술, 설탕 1큰술, 다진 마늘 1큰술, 맛술 1큰술, 참기름 1작은술, 후춧가루 약간.

■ 만드는 법

오징어는 내장을 제거하고 껍질을 벗긴 뒤 먹기 좋게 채 썬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두면 비린 맛이 줄어들고 식감이 탱탱해진다. 양파, 당근, 양배추는 채 썰고, 대파는 어슷하게 썬다. 청양고추는 얇게 썬다. 양념장 재료를 모두 섞어 준비한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센 불에서 대파를 먼저 볶아 향을 낸다. 오징어를 넣고 센 불에 빠르게 볶다가 준비한 채소를 넣는다. 양념장을 넣고 재료들이 골고루 어우러질 때까지 볶는다. 마지막에 참기름과 통깨를 뿌려 마무리한다. 너무 오래 볶으면 오징어가 질겨지기 때문에 조리 시간은 3~4분 이내로 짧게 잡는 것이 좋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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