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국엔 한 마리도 없어…오직 한국에서만 산다는 귀한 ‘물고기’
2025-04-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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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의 잉어과 어류
옆 나라 일본에도 없고, 중국에도 없다. 오직 한국에서만 서식하는 귀한 민물고기가 있다.
바로 ‘모래주사’라는 생명체에 대한 이야기다.
이 물고기는 섬진강과 낙동강 일부 수계에만 국한돼 서식하는 이 물고기는 한국 고유종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으로 지정된 보호 어종이다. 모래주사는 잉엇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성체 길이는 약 10cm 내외이며 몸은 길고 옆으로 납작하다.특징으로 아랫입술 뒤쪽에는 하트 모양의 육질 돌기가 있고, 몸 등은 짙은 갈색을 띠며 배 쪽은 은백색이다. 몸통 옆에는 흐릿한 세로띠와 함께 약 13개의 갈색 반점이 있다. 하천의 중상류, 유속이 빠르고 자갈과 모래가 깔린 여울 바닥 근처에 주로 서식하며, 부착조류를 주식으로 삼는다.

국내에서 모래주사가 처음 보호종으로 지정된 것은 1998년이다. 이후 개체 수가 빠르게 줄어들며 2017년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상향 지정됐다. 수질오염, 하천 정비사업, 서식지 훼손 등이 그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현재는 한국적색목록에서도 멸종위기 범주로 분류돼 보호와 복원이 시급한 생물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모래주사의 가장 큰 생물학적 특성 중 하나는 ‘한국 특산종’이라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생태학적 연구와 공식 보고에 따르면, 이 어종은 한국에서만 발견되며 일본이나 중국 등 인접국에서는 서식 흔적이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에서도 전북 임실군 섬진강, 낙동강 일부 지역 등 극히 제한된 구간에서만 발견된다. 자연적으로 생존 가능한 서식지 자체가 좁기 때문에 외부 환경 변화에 극도로 취약하다.
국립생태원은 모래주사 보호와 개체군 회복을 위해 최근 본격적인 복원 사업에 착수했다. 2023년 4월 전북 임실군 신평면 섬진강 일대에 모래주사 250여 마리가 방류됐다. 이번에 방류된 개체는 해당 지역에서 채집한 원종을 바탕으로 인공 채란과 수정란을 거쳐 치어로 길러낸 개체들이다. 약 1년간 사육을 통해 몸길이 5~6cm에 달하는 준성체로 성장한 뒤, 자연 적응 훈련을 받고 방류됐다.

모래주사는 단순한 희귀 어종을 넘어, 한국 생물자원의 상징성과 직결되는 종이다. 특히 생물주권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한국 고유종으로서의 위상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나고야의정서 이행을 위한 국가생물종목록 통합 시스템(KTSN)에서도 모래주사는 우선 관리 대상 종으로 분류돼 있다.
다양한 환경 변화 속에서도 오직 한국에서만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모래주사. 그 존재는 생물다양성 보전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동시에, 한반도의 생태적 독자성과 풍부함을 상징하는 지표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