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리,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 순간 웃은 이유 직접 밝혔다 (영상)
2025-04-19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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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탈함과 분노가 뒤섞인 웃음이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변호인단으로 활동하며 “계엄으로 계몽됐다”고 말한 바 있는 김계리 변호사가 헌법재판소가 윤 전 대통령 파면을 선고한 순간 웃은 이유를 밝혔다.
김 변호사는 17일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전한길뉴스’에 출연해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그는 “국민이 탄핵 재판을 어떻게 지켜봤는지는 모르겠지만 변론을 준비하면서 나라의 시스템 자체가 너무 많이 망가졌다는 걸 절감했다”라면서 “분명한 건 이 나라가 전체주의로 빠져들고 있다는 점이다. 끓는 물 속 개구리처럼 사람들이 그 변화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특히 “헌재가 정의를 세웠다고 믿는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변론된 내용이 레거시 미디어에서 왜곡되거나 전혀 다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모를 것”이라고 주장하며 국민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판단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헌재를 강하게 비하며 “사법부가 합리적인 판단을 내린다면 내가 지지하는 결과가 아니더라도 수긍할 수 있다. 하지만 누가 봐도 상식적이지 않은 논증 과정을 거쳐 결론을 내린다면, 그건 사법부의 독립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재 파면 선고가 법과 헌법에 기반하지 않은 채 정치적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인 셈이다. 그는 “‘헌재가 헌법과 법 위에 섰구나. 미쳤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변호사는 파면 선고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묘사했다. 그는 “그날 문형배 헌재 권한대행이 굉장히 기분 좋게 법정에 들어오더라. 변호사들이 일동 기립하며 문 대행의 표정을 봤는데, 직관적으로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선고를 들으며 메모를 하다 적법 요건에 대한 부당함을 느끼고 휴대폰을 덮었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심한 감기에 걸려 눈물과 콧물이 쏟아질 거라 예상했지만 선고를 듣는 동안 눈물도 콧물도 기침도 나오지 않았다”며 당시의 충격과 허탈함을 전했다. 그는 선고 후 팀의 막내인 김지민 변호사가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고 “나는 눈물도 안 나온다”라고 말하며 웃었다면서 “그건 허탈함과 분노가 뒤섞인 웃음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언에 대해 “성공한 계몽령”이라 평가하며 “대통령은 비록 파면됐지만 그 과정을 통해 국민들이 깨어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2030 청년층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치적 각성을 했다고 보고 “스스로 깨우치고, 스스로 알아보고, 스스로 행동하는 이들이 이 나라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의 대표로 활동한 윤갑근 변호사가 “청년들이 광장에서 ‘윤석열’을 외치다 흩어지게 두기엔 너무 아깝다. 이들은 이 나라의 숲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한길 씨가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여론이 50%를 넘는다”고 주장하자 김 변호사는 “50%가 어떻게 극우냐”고 말하며 화답했다. 김 변호사는 “나는 극우를 ‘극히 우수하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알고 스스로 깨우친 자들이다”라고 말하며 탄핵 반대 여론을 정치적 극단으로 치부하는 프레임에 반대했다. 그는 “이건 좌와 우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와 전체주의의 문제”라면서 “자유가 말살되고 나라가 전체주의로 물들어가는데 이를 좌우로 나누는 건 터무니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입법부를 장악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가 사법부와 행정부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전체주의적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방송에서 김 변호사는 자신의 개인사도 공개했다. 그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마쳤고, 인하대에 입학했지만 졸업 대신 독학사로 학위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그는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가정 형편이 어려워져 학교를 다닐 수 없었다며 “그때 금리가 25%까지 치솟아 집이 무너졌다”고 회상했다. 그는 “사법시험이 없었다면 변호사가 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가난한 이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사다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가난하면 가난하게 죽으라는 식의 정책은 최악”이라며 사법시험 폐지와 수시모집 확대 같은 제도가 약자들의 기회를 박탈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