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밥상에 필수인데…싸다고 막 썼다가 암 걱정하게 생겼다
2025-04-19 11:51
add remove print link
해바라기유·콩기름…저렴해서 가정이나 식당서도 잘 쓰는 식용유
한국인들이 비싼 올리브오일을 대신해 비교적 저렴해 요리할 때 식용유로 애용하는 것이 사실 유방암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는 발표가 나왔다.

지난 16일(현지 시각)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의 저명한 종양학자 저스틴 스테빙 교수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콩기름, 해바라기씨유, 옥수수유 등 씨앗유에 다량 함유된 '리놀레산'이 열에 반응해 특정 유방암 세포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스테빙 교수는 유방암 고위험군일 경우 씨앗유 섭취에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가정에서도 적당량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올리브 오일 등 리놀레산 함량이 낮은 오일이 더 나은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리놀레산과 암세포 간 상관관계는 이미 앞선 여러 연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미국 코넬대 연구진 발표에 따르면 리놀레산은 세포의 '제어센터'를 과도하게 자극해 유방암 세포 성장을 촉진한다.
연구팀은 삼중 음성 유방암을 앓는 쥐에게 리놀레산이 풍부한 식용유를 먹인 결과 그렇지 않은 쥐보다 더 큰 종양을 얻었다고 밝혔다. 또 사람 혈액 샘플 분석에서도 같은 유형의 유방암 환자에게서 리놀레산 수치가 더 높게 나타났다.

이 연구의 수석 저자인 존 블레니스 박사는 "리놀레산이 매우 특정한 방식으로 암세포 성장을 촉진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라며 "향후 환자 맞춤형 식이요법 개발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 결과는 종자유를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며 불필요한 공포감을 피하기 위해 신중하게 해석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0명 중 1명의 여성이 평생 유방암 진단을 받는다. 전체 환자의 90%는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알코올 섭취 감소, 건강한 체중 유지, 활동량 증가 등을 통해 유방암 사례의 약 4분의 1을 예방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씨앗유에 함유된 리놀레산은 오메가-6 계열의 다불포화지방산으로, 체내 염증 반응을 촉진하는 경향이 있다. 염증은 여러 만성질환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며 최근에는 유방암과 같은 특정 암의 발생과도 연관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보고되고 있다. 특히 식생활에서 리놀레산의 섭취량이 많아질수록 체내 오메가-3와의 불균형이 심화하면서 염증성 환경이 조성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씨앗 식용유는 일반적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열에 강하며 다양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포화지방이 많은 동물성 지방보다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씨앗 식용유에 포함된 리놀레산이 과도하게 섭취될 경우, 앞서 언급한 염증 유발 문제 외에도 심혈관 질환, 대사증후군, 자가면역 질환의 발생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서구화된 식단을 따르는 현대인들의 경우 이미 리놀레산 섭취량이 기준치를 초과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건강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리놀레산은 우리 몸에서 자체적으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식품을 통해 섭취해야 하는 필수지방산이다. 하지만 문제는 과잉 섭취다. 적정량의 리놀레산은 세포막 구성, 면역 기능 조절 등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수행하지만, 과도하게 섭취됐을 때는 염증 반응을 유도하고 자유 라디칼 생성을 촉진해 산화 스트레스를 높이는 원인이 된다. 씨앗 식용유는 대량 생산과 정제 과정에서 고온 처리되는 경우가 많아 산화되기 쉬운 리놀레산이 변질될 가능성도 있다. 이러한 산화된 지방은 세포 손상을 유발하고, 장기적으로는 암세포 성장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올리브 오일은 상대적으로 건강에 이롭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리브 오일은 주로 단일불포화지방산인 올레산을 주성분으로 함유하고 있어 산화에 강하고 염증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폴리페놀, 비타민 E 등의 항산화 물질도 풍부해 세포 손상을 방지하고 심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지중해식 식단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올리브 오일은 심혈관 질환, 당뇨병, 일부 암의 위험을 줄이는 데 긍정적인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올리브 오일을 꾸준히 섭취한 집단에서 유방암 발병률이 낮았다는 연구도 있다.
하지만 올리브 오일도 무조건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가장 큰 단점 중 하나는 가격이다. 다른 식용유에 비해 비교적 고가이기 때문에 일상적으로 넉넉하게 사용하기엔 부담이 될 수 있다. 게다가 발연점이 낮은 편이어서 고온 조리에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튀김이나 볶음 요리에 사용하면 영양소가 파괴되거나 유해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 또 보관 상태에 따라 쉽게 산패될 수 있어 직사광선을 피해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하며 개봉 후에는 이른 시일 내에 소비하는 것이 좋다.
올리브 오일을 섭취할 때 주의해야 할 사람들도 있다. 먼저 지방 대사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나 고지혈증 환자의 경우 올리브 오일 역시 지방이기 때문에 과잉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장기 복용 중인 약물이 있는 경우 올리브 오일 속 항산화 성분이 약물 대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어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특히 담낭 기능이 약한 사람은 기름진 음식을 소화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어 적절한 섭취량 조절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