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김경수·김동연 첫 TV토론] '어차피 이재명' 분위기 재확인 (영상)

2025-04-19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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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현안에서 세 후보 대체로 공감대 형성

18일 저녁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첫 TV토론에 참석한 (오른쪽부터)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후보자가 손을 맞잡고 있다. / 뉴스1
18일 저녁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첫 TV토론에 참석한 (오른쪽부터)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후보자가 손을 맞잡고 있다. / 뉴스1
이재명·김경수·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첫 TV 토론회를 가졌다. 80여 분간 이어진 토론에서 세 후보는 날카로운 공세를 자제하며 민주당의 단합과 정권 탈환을 강조했다. '어대명'(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재명) 분위기가 재확인된 토론회였다는 반응이 나온다.

토론은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계열 넥타이를 착용한 세 후보는 내란 방지, 경제 위기 극복, 대통령 집무실 이전 등 주요 현안에서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세부 정책과 접근 방식에서 미묘한 차이를 드러내며 각자의 비전을 제시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토론회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 금지 방안은 세 후보 모두가 강하게 지지한 의제였다. 김동연 후보는 헌법에 계엄 선포 요건을 강화하고 불법 내란 주체의 사면을 원천 차단하는 법적 장치를 제안했다. 그는 "내란이 용서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반복적 시도를 부추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는 "매우 좋은 제안"이라며 전폭 지지했고, 실패해도 정치적 역학으로 풀려날 수 있다는 기대를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후보는 계엄 관련 헌법 조항 자체를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평시 계엄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 위기 대응책으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필요성도 토론 주제로 올랐다. 이재명 후보는 내수 침체와 골목상권 위기를 지적하며 "즉각적인 대규모 추경이 필수"라고 역설했다. 그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김동연 후보는 30조~50조 원 규모의 추경을 여러 차례 제안해왔다며, 산업 지원과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재정 투입을 강조했다. 김경수 후보는 추경에 동의하면서도 "단기 처방뿐 아니라 수도권 중심의 성장 구조를 다변화하는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 이전 문제에서는 후보 간 입장 차가 두드러졌다. 이재명 후보는 당장 용산 대통령실을 활용하되 중장기적으로 청와대 보수 후 재입주를 고려하고 최종적으로 세종 이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종 이전이 개헌과 연계된 복잡한 사안임을 언급하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반면 김경수 후보는 집권 초부터 세종에 집무실을 설치해야 한다면서 여야 협의를 통해 용산 외 청와대나 정부종합청사 활용 방안을 제안했다. 김동연 후보는 가장 과감한 입장을 내놨다. 당선 즉시 세종에서 근무를 시작하고 입법 조치로 법적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증세와 재정 정책을 둘러싼 논의도 치열했다. 이재명 후보는 경제난 속에서 민간 부담을 늘리는 증세는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조세 지출 조정과 성장률 회복을 통한 재정 확충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김경수 후보는 국가 위기 해결을 위해 적극적 재정 확대가 필요하지만,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세정 투명성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연 후보는 세출 구조조정과 조세감면 제도 혁신을 전제로 증세를 검토해야 한다면서 다른 후보들의 감세 공약이 포퓰리즘으로 비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의 정체성 논쟁도 재점화됐다.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을 중도 정당으로 규정하며, 현재 경제 위기와 보수 진영의 역할 공백으로 민주당이 보수적 가치인 성장과 발전을 일부 떠안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보 레토릭보다는 실용적 중도 노선을 강조했다. 김경수 후보는 민주당이 진보 뿌리를 유지하면서 중도와 보수까지 포괄해야 한다고 했고, 김동연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중도론을 시장 실패 시정의 맥락에서 수용 가능하다면서도 진보 가치의 변함없는 중요성을 역설했다.

외교 전략 관련 질문도 주목받았다. 이재명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상 협상에 대해 "광인적 전략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방위비, 관세, 조선, LNG 등 포괄적 의제를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김동연 후보는 포괄 협상이 위험하다며, 이슈별 분리 협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날 토론은 이재명 후보의 안정적인 리드 속에서 김경수와 김동연 후보가 견제와 협력을 오가는 모습으로 전개됐다.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압도적 선두를 달리는 만큼 두 후보가 차별화된 정책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려 했지만 전반적으론 단합된 민주당의 모습을 부각했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에 따라 '어대명' 기류가 더욱 공고해지는 게 아니냔 말이 나온다.

18일 저녁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첫 TV토론에 참석한 (오른쪽부터)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후보자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 뉴스1
18일 저녁 상암MBC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자 첫 TV토론에 참석한 (오른쪽부터)이재명, 김경수, 김동연 후보자가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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