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만 바뀌면 난리..” 환절기에 과민성대장증후군이 심해지는 진짜 이유

2025-04-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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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변화, 스트레스, 식습관… 환절기에 심해지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원인과 관리법

이하 셔터스톡
이하 셔터스톡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복통과 설사, 변비가 번갈아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배가 불편해진다는 이들은 단순한 소화불량이 아닌,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환절기에는 증상이 더 심해지는데, 그 원인은 단순히 기온 때문만이 아니다. 온도 변화, 일조량 감소, 생활 리듬의 흔들림이 모두 장의 민감성과 자율신경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기능성 위장 장애로, 구조적인 문제 없이 복통이나 복부 불쾌감이 반복되며 변비나 설사가 지속되는 질환이다. 국내에서 유병률은 약 10~20%로, 생각보다 흔하다. 문제는 단순히 배가 불편한 수준을 넘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는 점이다. 특히 환절기처럼 아침엔 춥고 낮엔 따뜻한 날씨가 반복되면, 체온 조절을 담당하는 자율신경계가 불안정해지고 이로 인해 장의 운동성에도 영향을 준다. 이 시기에는 스트레스 저항력도 떨어지기 쉬워 증상이 더 민감하게 나타난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들이 겪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예측 불가능한 장의 반응이다. 오늘은 멀쩡하다가 내일은 아침부터 복통과 설사가 갑자기 찾아온다. 대중교통이나 회의 중, 시험 시간처럼 화장실 가기 어려운 상황이 두려워 외출 자체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 이로 인해 사회적 불안, 외부 활동 회피, 수면 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일부는 ‘장 때문에 인생이 망가진다’는 표현까지 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흔히 심리적 스트레스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장과 뇌는 밀접한 상호작용을 하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장내 근육의 수축과 이완에 영향을 주고, 세로토닌 분비에도 변화를 일으킨다. 특히 환절기에는 기온 변화 외에도 계절성 우울감, 수면 리듬 붕괴 등 심리적 요인이 겹치면서 장 기능이 더 예민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하지만 장 건강에 영향을 주는 건 심리적 요인만이 아니다. 식습관 또한 매우 중요한 요소다. 최근에는 단순히 기름지고 자극적인 음식만 피하는 것이 아니라, 저 FODMAP 식이요법처럼 특정 탄수화물을 제한하는 방식이 주목받고 있다. FODMAP은 장내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발효되어 가스를 많이 생성하는 특정 당분류로, 유제품의 유당, 양파·마늘에 포함된 과당, 밀·보리 속 프럭탄, 콩류의 갈락탄, 일부 인공 감미료 등이 포함된다.

이런 식품들은 건강한 사람에게는 큰 문제가 없지만, IBS 환자에게는 복부 팽만감과 복통, 설사, 가스를 유발할 수 있다. 단저포드맵 식이요법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며, 최소 4~8주간의 제한 후, 증상에 따라 일부 식품을 다시 도입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권장된다.

그 외에도 피해야 할 식습관으로는 과도한 카페인 섭취, 인스턴트 식품, 잦은 음주 등이 있다. 카페인은 장 운동을 지나치게 촉진할 수 있고, 인스턴트 음식은 염분과 지방, 식품첨가물이 많아 장을 더 예민하게 만든다. 술 역시 장내 염증 반응을 높이고 장누수 증후군을 악화시킬 수 있다.

장 건강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식사 시간과 충분한 수분 섭취, 과식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천천히 씹어 먹고, 지나치게 맵고 짠 음식은 줄이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유산균이나 프리바이오틱스 보충제를 활용해 장내 환경을 개선하려는 시도도 많아지고 있다. 다만 유산균 역시 제품에 따라 효과가 다르기 때문에, 증상에 맞는 균주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단순히 장의 문제가 아니다. 스트레스, 생활 리듬, 식습관까지 모두 관리해야 하는 복합적인 질환이다. 특히 환절기에는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 더욱 섬세한 주의가 필요하다. 계절은 바뀌더라도, 내 장은 편안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스스로를 지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home 이연 기자 yeonf@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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