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이 국산처럼 둔갑돼 학교 급식으로 이용됐다는 국민 식재료

2025-04-1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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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과 중국산 구분하는 법

바지락 채취 모습. / 연합뉴스 자료사진
바지락 채취 모습. / 연합뉴스 자료사진

중국산 바지락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한 수산물 수입업체가 적발돼 검찰에 송치됐다.

18일 경남 사천해양경찰서에 따르면,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인천의 수산물 수입업체 대표 A(50대) 씨와 관련자 2명이 검찰에 송치됐다.

이들은 지난해 고수온으로 국내 어패류 생산량이 급감하자 중국산 바지락을 국내산으로 속이는 ‘포대갈이’ 수법을 사용했다. 포대갈이란 중국산 바지락을 국내산 포장재로 바꿔 원산지를 위조하는 것이다.

A씨는 중국산 바지락을 인천 옹진군에서 생산된 것처럼 원산지 확인 증명서를 위조해 사천의 한 업체에 판매했다. 이들이 지난해 11월부터 지난 1월까지 유통한 바지락은 약 110톤, 시가 13억 원에 달한다. 이 바지락은 경기도, 대구 등 전국 수산물 도·소매업체와 학교 급식에 대량 유통됐다.

바지락은 연체동물 이매패강에 속하는 조개다. 주로 서해와 남해 연안의 모래나 뻘 속에서 서식한다. 바지락은 크기가 작고 껍데기가 단단하며, 표면에는 동심원 모양의 미세한 골이 특징이다. 색상은 회백색에서 황갈색, 갈색까지 다양하며, 서식 환경에 따라 무늬와 색깔이 달라진다. 바지락은 플랑크톤을 먹이로 삼아 얕은 바다에서 생활하며, 번식과 성장이 빠르고 이동이 적어 양식에 적합하다. 한국에선 인천, 충남, 전남, 경남 등지에서 양식하거나 자연 채취돼 칼국수, 젓갈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된다. 단백질과 타우린이 풍부해 건강식으로 인기가 높다. 맛은 담백하고 식감은 쫄깃하다.

국산 바지락 / 연합뉴스
국산 바지락 / 연합뉴스

국산 바지락은 패각이 연한 황갈색을 띠며, 타원형에 가까운 둥글둥글한 모양이다. 패각 표면은 거칠고, 육은 선명한 노란색을 띤다. 반면 중국산 바지락은 패각이 푸른빛을 띠고 길쭉한 모양을 가지며, 표면이 매끄럽다. 또한 국내산 바지락은 뻘과 모래 비율이 7:3 정도인 서식지에서 자라 검푸른 색상을 띠는 데 반해 중국산은 황토색 뻘에서 자라 누런빛을 띠는 경우가 많다. 북한에서 양식된 바지락도 중국산으로 분류된다. 중국 푸젠성에서 제공한 종패를 사용해 키운 것이기 때문이다. 표면에 선명한 줄 두세 개가 보이는 특징이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외형 차이가 미묘해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반 소비자는 패각의 색상과 모양만으로 원산지를 판단하기 힘들다. 따라서 포장과 원산지 표시를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국산 바지락은 포장지에 ‘국내산’ 또는 ‘인천 옹진군’, ‘충남 태안’ 등 구체적인 생산지가 명시돼 있으며, 원산지 증명서나 QR코드를 통해 이력을 확인할 수 있다. 중국산 바지락은 ‘수입산’ 또는 원산지 표시가 모호한 경우가 많다. 특히 중국산은 마대에 담겨 수입되며 토사 제거 작업이 덜 된 경우도 있다. 북한산 바지락은 중국을 통해 수입되기에 중국산으로 표기된다. 이는 5·24 조치로 북한산이 직접 국내로 들어올 수 없기 때문이다.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대한민국 정부가 2010년 5월 24일 발표한 대북 제재조치다. 롯데마트, 이마트, 홈플러스, 수산시장 등에서 유통되는 바지락의 95%가 중국산(북한산 포함)이다. 그나마 북한에서 양식된 바지락은 품질이 우수해 국내산과 맛이나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선도도 원산지 구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국산 바지락은 국내에서 채취 후 빠르게 유통돼 신선도가 높다. 국내산 봄 바지락은 살아있는 상태로 유통되며 껍데기를 두드리면 즉시 닫히는 반응을 보인다. 이와 달리 중국산은 장거리 운송으로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어 반응이 느리거나 껍데기가 벌어진 경우가 있다. 다만 신선도는 보관 상태에 따라 달라지므로 보조적인 기준으로만 활용해야 한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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