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 파면 당일 "윤석열 신당 만들어보라"

국민의힘 1호 당원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당일 신당 창당 움직임을 보고받고 공감을 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SBS가 18일 단독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변호인단은 지난 4일 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 결정을 내린 직후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윤 전 대통령과 만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일부 변호인이 신당 창당 필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변호인이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며 거리에서 뭉친 청년 지지층에게 구심점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하자 윤 전 대통령은 이에 공감하며 “창당에 나서보라”고 답했다고 윤 전 대통령 측근은 전했다.

윤 전 대통령의 의중을 확인한 변호인단은 ‘윤석열 정신에 따라 일어서겠다’며 ‘윤어게인’ 창당 준비에 들어갔고,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공식 신당 출범식을 열 계획이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 내 친윤계 인사들로부터도 강한 반발이 쏟아지자 변호인단은 기자회견을 예고한 지 4시간여 만에 창당 유보를 선언했다.

김계리·배의철 변호인은 창당 유보를 선언한 입장문에서 “국민의힘이 담지 못하는 2030 세대와 자유 진영의 목소리를 담아 정권 재창출과 단일화를 향해 연대하고자 했다”면서도 “조기 대선 국면에서 신당 제안이 대통령님 의중이나 뜻, 영향력 행사 등에 대한 여러 오해를 낳을 수 있어 기자회견으로 공식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이 “지금은 힘을 하나로 합쳐야 할 때”라며 회견 자제를 요청했다고도 전했다.

신당 창당 움직임에 참여한 또 다른 관계자는 SBS와의 통화에서 “윤 전 대통령을 살리겠다는 게 아니다. 나라를 걱정하는 유능한 청년 지지층이 활동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주겠다는 것”이라며 “이들을 위한 창당 불씨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