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기만 하면 시청률 터진다?…'겹사돈' 러브라인 다룬 한국 드라마 대표작 3편
2025-04-1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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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률 보증수표, 겹사돈 러브라인?!
tvN 새 토일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에서 주인공 남녀가 '겹사돈' 관계로 등장하면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아직 본격적인 러브라인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가족끼리 사돈을 두 번 맺는 겹사돈 설정만으로도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다양한 해석과 기대가 오가며 관심을 끌고 있다.
과거부터 한국 드라마에서 겹사돈 관계는 단순한 설정을 넘어 극의 핵심 갈등과 감정선을 조율하는 주요 장치로 활용돼왔고, 실제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작품들에서 자주 등장한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MBC 일일드라마 '보고 또 보고'다. 1998년부터 1999년까지 방송된 이 드라마는 형제(정보석·허준호)와 자매(김지수·윤혜영)가 각각 커플이 되는 전형적인 겹사돈 구조를 통해 갈등과 화합을 복합적으로 그려냈다. 최고 시청률 57.3%를 기록하며 한국 드라마 역사상 손꼽히는 흥행작이 됐고, 은주(김지수)의 성장 서사와 박기정(정보석)과의 사랑, 금주(윤혜영)와 기풍(허준호)의 갈등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강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특히 동성동본 문제, 불임 갈등, 계층 차이 등 당대 현실적 문제를 절묘하게 엮으며 드라마는 시대를 반영하는 가족 서사의 정석으로 자리잡았다.

두 번째는 2012년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다. 이 작품에서는 방귀남(유준상)과 차윤희(김남주), 그리고 방말숙(오연서)과 차세광(강민혁) 커플이 각각 연결되며 두 집안이 겹사돈이 되는 설정이 그려졌다. 극 중 윤희는 '능력 있는 고아'만 만나겠다는 신념을 가졌지만, 결혼 후 예상치 못한 가족과 시댁의 등장을 겪으며 현실과 부딪힌다. 시댁으로 인해 벌어지는 갈등은 물론, 형제자매 간 커플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긴장감이 극 전체의 동력을 만들었다. 최고 시청률은 49.6%로, 2010년대를 대표하는 가족극의 정석이라는 평을 들었다.

세 번째는 2020년 방영된 KBS2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다. 이 드라마는 송가네 4남매와 윤가 형제가 얽히며 자연스럽게 형제(윤규진·윤재석)와 자매(송나희·송다희)가 각각 연인이 되고, 재결합과 신규 연인까지 얽히면서 확장된 겹사돈 서사를 펼쳤다. 이혼과 화해, 새로운 사랑이 반복되며, 가족의 형태가 유연하게 재구성되는 과정을 통해 겹사돈 구조는 단순한 장치가 아니라 극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설정으로 작용했다. 시청률 30%대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인기를 이어갔다.

이처럼 겹사돈 러브라인은 단순히 자극적인 설정을 넘어서, 가족 간 유대와 갈등, 연인 사이 감정 변화까지 극의 중심을 형성하는 데 유효하게 작동한다. 때로는 막장 코드로 비판받기도 하지만 이를 적절히 활용할 경우 시청자들의 감정 몰입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작가와 제작진에게 매력적인 소재가 된다.
'겹사돈 러브라인'이라는 관계는 현실에서도 법적으로 가능하다. 1990년 이전까지만 해도 '혈족의 배우자의 혈족' 간 혼인은 금지됐으나, 민법 개정 이후 겹사돈 관계는 인척으로 간주되지 않아 법적 제약이 사라졌다. 즉 형제와 자매가 각각 결혼해 겹사돈이 되는 것은 현재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제 막 방영을 시작한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 이 설정을 본격적으로 활용할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그 가능성만으로도 많은 시청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앞서 언급된 세 작품처럼, 겹사돈이라는 설정이 단순한 로맨스를 넘어 극 전체를 이끄는 감정선이 될 경우, 또 하나의 흥행작이 탄생할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