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완비→보물섬→○○…SBS가 시청률 고공행진 위해 내놓는 '새 드라마' 정체

2025-04-18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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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화 속 귀신들의 판타지 로맨스

SBS 금토드라마 라인업이 또 한 번 변화를 맞는다.

'귀궁'에 왕(이정)으로 출연하는 배우 김지훈. / SBS 제공
'귀궁'에 왕(이정)으로 출연하는 배우 김지훈. / SBS 제공

'열혈사제2' '나의 완벽한 비서' '보물섬' 흥행 계보를 잇기 위해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은 바로 판타지 로맨틱 코미디 사극 '귀궁'이다.

18일 오후 9시 50분 첫 방송되는 '귀궁'은 무녀의 운명을 거부한 여리와, 그의 첫사랑 윤갑의 몸에 빙의된 이무기 강철이 그리고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가 얽히며 벌어지는 몸과 혼의 대혼란을 그린 작품이다.

SBS는 최근 금토극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나의 완벽한 비서'는 이준혁과 한지민의 멜로가 호평을 받으며 최고 시청률 12.0%(이하 전국 기준, 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했고, 뒤이어 방송된 '보물섬'은 매회 자극적인 전개와 박형식, 허준호의 열연으로 15.4%라는 높은 시청률로 마무리됐다. 이 분위기를 이어 받아 투입되는 '귀궁'은 장르적으로도 신선한데, 이 작품은 올해 SBS가 유일하게 선보이는 판타지 사극이다.

'귀궁' 주연 육성재. / SBS 제공
'귀궁' 주연 육성재. / SBS 제공
'귀궁' 주연 김지연. / SBS 제공
'귀궁' 주연 김지연. / SBS 제공

작품 중심에는 배우 육성재와 김지연이 있다. 육성재는 여리의 첫사랑이자 왕의 충신 윤갑이면서 동시에 천 년 묵은 악신 이무기 강철이에 빙의된 인물로 1인 2역에 도전한다. 꽃도령의 외모와 다정함을 지닌 윤갑과, 거칠고 무서운 존재인 강철이라는 정반대 성격을 오가며 인간계와 신령계를 넘나드는 복합 캐릭터를 그린다. 김지연은 무녀의 혈통을 타고났지만 운명을 거부한 채 안경 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여리 역을 맡아, 몸과 혼이 꼬여버린 첫사랑과의 기묘한 로맨스를 펼친다.

두 사람 외에도 배우 김지훈은 왕가에 원한을 품은 귀신 팔척귀에 맞서는 가상의 왕 이정 역으로 등장한다. 윤갑과 여리를 받아들여 귀신과의 사투를 벌이는 인물이다. 여기에 김상호, 안내상, 손병호, 이원종 등 개성 강한 배우들이 합세해 K-전통 설화 기반의 세계관을 한층 풍성하게 만든다.

'귀궁'은 사극이지만 단순히 고전적이지 않다. 정통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 궁중 미스터리, 퇴마 액션까지 전방위적으로 혼합된 장르적 다양성이 특징이다. 윤성식 감독은 "무겁지 않게, 너무 무섭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며 "과도한 CG보다 실사 중심의 특수효과를 활용해 이질감 없이 세계관을 구현했다"고 밝혔다. 연출뿐 아니라 각본 역시 고전 설화와 무속문화에 기반했다. 윤수정 작가는 '어우야담' '천예록' 등에서 소재를 차용하고, 무속 관련 다큐멘터리와 전통문화 수업 등을 통해 여리의 설정을 정밀하게 세공했다고 전했다.

'귀궁' 포스터. / SBS 제공
'귀궁' 포스터. / SBS 제공

'귀궁'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는 '1인 2역'으로 엮인 혐관 로맨스다. 여리에게 윤갑은 첫사랑이지만, 그 몸속에 깃든 이는 천 년 묵은 원수인 이무기다. 얼굴은 사랑했던 그 사람이지만, 내면은 전생의 악연이라는 설정은 전대미문의 긴장과 설렘을 동시에 유발한다. 강철이는 처음 느껴보는 인간의 감정에 당황하고, 여리는 괴물이지만 그 얼굴이 첫사랑이라는 딜레마에 휘말린다. 이처럼 사랑과 원한, 인간과 귀신, 심장과 이성 사이에서 이들이 겪는 내적 혼란은 기존 로맨스와는 또 다른 재미를 만든다.

또 하나의 중심 축은 '팔척귀'가 쥐고 있는 궁중 미스터리다. 왕가에 씌운 원한의 실체, 그리고 그것이 귀신들과 현재의 인물들을 어떻게 연결시키는지가 극 전체를 관통한다. 퇴마를 둘러싼 활극과 추적도 치밀하게 전개되며, 설화 속 귀물들을 영상으로 구현해내는 과정도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할 요소다.

기획 단계부터 전통 설화에 기반한 귀신들을 집합시켜 이색적인 볼거리를 예고한 '귀궁'은 '팔척귀' 외에도 '외다리귀' '수살귀' '야광귀' 등 전통적 귀신상들을 CG와 특수분장으로 재해석해 등장시킨다. 그들의 한을 풀어주는 과정에서 전통 문화의 치유 코드도 함께 녹여내겠다는 제작진 의도가 반영돼 있다.

'귀궁'은 단순한 퇴마극이나 로맨스 드라마에 머무르지 않는다. 현대와 전통, 사랑과 복수, 인간과 비인간의 세계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SBS가 새롭게 시도하는 'K-판타지 세계관'이다. 그 실험이 '나완비(나의 완벽한 비서)'와 '보물섬' 기세를 이어받을 만큼의 대중성과 흥행성을 겸비했는지 여부는 첫 방송을 통해 가늠될 예정이다.

유튜브, SBS Catch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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