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작품인데 '대이변'…단숨에 넷플릭스 '톱10' 진입한 반전 영화
2025-04-1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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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 앞두고 예수 콘텐츠의 새로운 물결
개봉한 지 20년이 지난 영화 한 편이 다시금 조명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영화는 바로 멜 깁슨 감독이 연출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다.
2004년 개봉 당시에도 전 세계적인 논란과 흥행을 동시에 이끌었던 이 작품이 최근 국내 넷플릭스에 최신 등록돼 단숨에 '톱10'에 진입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전통적 종교 소재, 고어한 묘사, 비주류 언어 사용 등으로 당시에도 화제를 모았던 영화가 이제 다시 '보고 싶은 영화' 반열에 올랐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이례적이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형을 당하기 전 마지막 열두 시간을 철저한 고증과 극사실주의 방식으로 묘사한 작품이다. 네 복음서를 기반으로 아람어와 라틴어 등 고대 언어와 당시의 복장을 재현했으며, 잔인할 정도로 현실적인 연출로 보는 이의 감정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멜 깁슨이 각본, 제작, 연출을 모두 맡아 완성한 이 작품은 전 세계 종교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하며 6억 2200만 달러(한화로 약 8841억 1080만 원)의 수익을 거뒀고, 제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촬영상, 음악상, 분장상 후보에도 올랐다.

한국에서도 2004년 4월 개봉해 252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한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다. 국내 개봉 당시에도 그 강렬한 묘사와 신학적 해석을 두고 찬반 논란이 거셌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부활절 시즌과 맞물려 다시 넷플릭스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있다. 종교적 감동과 강력한 내러티브, 독특한 영화적 접근 방식 등이 오히려 지금의 콘텐츠 시장에서는 '색다른'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새로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함께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후속작도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할 예정이다. 영화 '그리스도의 부활'은 오는 8월 이탈리아의 마테라, 지노사, 그라비나 라테자 등지에서 본격적으로 촬영에 들어간다. 멜 깁슨 감독이 다시 연출을 맡고, 전작의 예수 역을 맡았던 짐 카비젤, 마리아 역의 마이아 모르겐스테른, 베드로 역의 프란체스코 데 비토 등 기존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이번 작품은 선형적인 서사를 따르지 않고 천사들의 타락, 지옥의 묘사 등 파격적인 구성으로 전개될 것으로 알려졌다.

예수의 고난과 부활을 다룬 이 시리즈의 인기는 단순한 향수나 종교적 관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최근 들어 글로벌 콘텐츠 시장에서 '예수 콘텐츠'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드라마 '더 초즌'은 50여 개 언어로 번역되며 누적 조회 수 8억 회를 돌파했고, 한국에서 제작된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도 북미에서 개봉 하루 만에 100억 원에 달하는 이례적인 수익을 기록했다.
이러한 흐름은 부활절 시즌과도 긴밀히 맞물린다. 예수 부활을 기념하는 부활절은 기독교 신자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절기다. 죽음과 절망을 극복하고 새로운 생명과 희망을 선포하는 이 상징성은 지금 같은 불안한 시대에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세계적으로는 해돋이 예배, 에그 헌트, 성찬식 등 다양한 문화와 전통이 결합된 축제로 진행되며, 한국에서도 고난주간 묵상과 새벽연합예배, 달걀 나눔 같은 실천이 이어지고 있다.
기독교 콘텐츠가 폭력과 자극 대신 사랑과 희생, 구원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흥행의 배경이 된다. 타 작품 대비 많지 않은 제작비, 고정된 글로벌 시청층, 상징성 등을 갖춘 내러티브는 종교 콘텐츠를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만든다. 예수라는 인물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존재라는 점도 흥행성에 힘을 더한다. 여기에 미국에서는 정치적·종교적 목적과 결합해 콘텐츠 산업이 또 하나의 영향력 있는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다.

넷플릭스 '오늘 대한민국의 톱 10 영화' 순위(18일 오전 11시 기준)는 다음과 같다.
1. 대가족
2.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3. 소방관
4. 베놈: 라스트 댄스
5. 임영웅 l 아임히어로 더 스타디움
6. 계시록
7.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8. 더 이퀄라이저 2
9. 더 이퀄라이저
10. 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