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위험 키운다? 전문가가 절대 안 쓴다며 경고한 의외의 생활 용품

2025-04-17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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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티슈·구강청결제까지.. 매일 쓰는 위생용품이 대장 건강을 해친다

이하 셔터스톡
이하 셔터스톡

누구나 건강을 위해 더 깨끗하게, 더 위생적으로 관리하려 애쓴다. 특히 화장실처럼 민감한 공간에선 ‘청결’이 습관처럼 중요시된다. 그래서 물티슈를 쓰고, 입안을 개운하게 하기 위해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건 더 이상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대장암과 항문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해온 한 외과의사는 이 두 가지를 집에서 아예 없앴다. 미국 시더스-사이나이 메디컬 센터 소속 대장항문외과 전문의 카렌 자기얀 박사는 최근 SNS를 통해 물티슈와 구강청결제를 “화장실에서 절대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청결을 위한 습관들이 오히려 장내 세균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만성 염증을 유발하며, 결국 대장암 발병 위험까지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티슈의 경우 피부 자극이 적고 간편하다는 이유로 널리 쓰이고 있지만, 대부분의 제품에는 방부제와 계면활성제, 향료 같은 화학 성분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이런 성분들이 반복적으로 항문 주위의 피부에 닿으면서 보호막을 손상시키고, 만성적인 자극과 염증을 일으킨다는 점이다.

자기얀 박사는 “순면 화장지로 부드럽게 닦아낸 뒤, 미지근한 물로 씻는 습관이 더 안전하고 위생적”이라고 조언했다. 겉보기엔 깨끗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잘못된 청결 습관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지목된 제품은 구강청결제다. 많은 사람들이 입냄새 제거와 입속 세균 관리를 위해 매일 사용하는 제품이지만, 자기얀 박사는 “이 또한 장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핵심은 구강청결제의 ‘살균력’이다. 이 살균 성분이 입안의 유해균뿐 아니라 유익균까지 모두 없애면서, 구강 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문제는 이 균형 붕괴가 단지 입안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입은 소화기관의 시작점이고, 구강에서 시작된 미생물의 불균형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장내 미생물군은 면역, 염증 반응, 대사 기능을 조절하는 핵심 생태계이며, 이 균형이 무너지면 면역력 저하와 염증성 질환 발생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

과한 위생은 오히려 몸에 해롭다고 전문의들은 한결같이 말한다. 몸 안팎에는 균형을 유지해야 하는 유익한 세균이 존재하고, 이들의 활동이 우리 몸의 방어 체계를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모든 세균을 제거하는 것보다, 좋은 세균을 지키는 것이 건강한 선택이라는 의미다.

청결하다고 믿었던 그 습관이 실제로는 몸속을 망가뜨리고 있었다면, 이제는 질문을 바꿔야 할 때다. 이 제품들이 정말로 나를 위한 것이었는가? 지금부터라도 다시 돌아보는 게 좋겠다. 우리 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섬세하고, 작은 습관 하나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 장 건강을 지키고 싶다면, 그 시작은 의외로 단순한 선택에서부터일 수 있다.

home 이연 기자 yeonf@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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