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톤 밀려왔다… 제주 백사장을 쑥대밭으로 만든 뜻밖의 '정체'
2025-04-17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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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
제주시 해수욕장에 엄청난 양의 미역 더미가 밀려왔다.

17일 오전 제주 이호해수욕장에 전날에 이어 엄청난 양의 미역 더미가 또다시 밀려왔다. 얕은 바다를 떠다니던 미역이 거센 파도를 타고 백사장으로 올라온 것이다.
제주시 소속 바다환경지킴이와 공공근로자 20여 명은 오전 8시부터 쓰레기 포대 수백개를 준비해 미역 수거에 나섰다.
떠밀려온 미역의 양이 막대해 트랙터가 동원됐지만, 트랙터가 작업에 적합하지 않아 사람 손으로 미역을 포대에 담아 치우는 작업이 반복됐다.
전날 떠밀려온 미역의 양은 무려 20t 가량으로, 폐사한 미역을 담은 포대를 실은 1t 트럭은 30회 이상 쓰레기 집하장을 오갔다.
미역이 부패하기 시작하면서 악취와 함께 해충들이 꼬이기 시작하자 해변을 찾은 관광객과 시민은 수거 작업 현장을 피해 다녀야 했다.
이처럼 미역이 대량으로 바닷가로 떠밀려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께부터 이어진 거센 풍랑으로 바위에 붙어 있던 미역이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고 있다.
강형철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 연구사는 "최근 떠밀려온 미역은 지난해 12월께부터 자라기 시작했던 것"이라면서 "미역의 밑동을 포함한 전체적 상태가 좋은 것으로 볼 때 최근 4.5m에 달하는 강한 파도가 수일간 몰아치는 과정에서 물리적인 힘에 영향을 받아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 연구사는 "단년생인 미역은 수온이 17도 가량일 때 포자 방출을 시작해 확산한 뒤 여름을 거치는 동안 휴면 상태에 있다가 지난해 12월께 발아해 최근까지 성장에 적합한 수온이 유지되면서 왕성하게 성장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얕은 수심에 있거나 떠밀려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미역은 섭취가 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좋다"면서도 "떠밀려온 미역을 먹는 것은 상태를 보고 신중하게 판단하길 바란다"고 부연했다.
제주도해양수산연구원은 당분간 미역이 이호해수욕장으로 추가 유입될 것으로 보고 정확한 미역 유입량과 원인 파악을 위해 현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