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 사례…'소 결핵균' 감염된 50대 나왔다

2025-04-17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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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자, 약 20년 동안 수의학 실험실서 근무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의 결핵균이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가 확인되면서 인수공통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부산의 한 한우농가의 모습 / 뉴스1
부산의 한 한우농가의 모습 / 뉴스1

질병관리청 결핵정책과와 진단분석과 공동 연구팀은 지난해 1월 결핵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A 씨의 감염 경로를 조사한 결과 소의 결핵균이 전파된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만큼 공중보건 분야 국제학술지(Osong Public Health and Research Perspectives) 최신호에도 공식 발표됐다.

소 결핵균은 과거 살균되지 않은 우유나 유제품 섭취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된 것으로 보고된다.

유럽식품안전청(EFSA)과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가 발표한 유럽연합 원헬스(One Health) 인수공통감염병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 해 동안 소 결핵균이 사람에게서 확인된 사례는 총 138건이다.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펴낸 세계결핵 보고서에서는 2019년 신규 결핵 사례 중 약 14만 건(1.4%)이 인수공통감염병으로 확인됐으며 이 중 약 1만 1400건(8.1%)이 사망으로 이어졌다.

다만 국내에서는 인수공통감염병 감시 체계가 없었던 탓에 지금까지도 소 결핵균의 인체 감염 사례 보고가 없었다.

질병청에 따르면 A 씨는 2023년 1월 류머티즘 질환으로 한 대학병원에서 시행한 흉부 X-선 촬영에서 결핵 의심 소견을 받은 뒤 2개월 만에 폐결핵 최종 진단을 받았다.

폐결핵 진단을 받자 지역 보건당국은 A 씨가 약 20년 동안 수의학 실험실에서 근무하며 혈액 검사 분리와 조직병리검사 등 업무를 담당해 온 사실을 파악하고 그를 인수 공통 결핵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뒤 그의 결핵 양성 배양 검사 결과를 질병관리청에 보고했다.

A 씨의 경우 역학조사에서 평소 바늘이나 메스 관련 사고를 예방하고 동물 체액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일회용 장갑과 가운을 꾸준히 착용했으나 과거 바늘 찔림 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질병청은 결핵 감염 잠복기가 개인의 면역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어 정확한 감염 시점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home 한소원 기자 qllk338r@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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