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예쁜 꽃나무인 줄 알았는데... 훌륭한 식재료라는 한국의 야생 식물

2025-04-1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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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찾는 봄철의 별미

찔레나무 /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자원관'
찔레나무 /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자원관'
찔레순 나물은 한국의 산과 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찔레나무의 어린 순을 활용한 음식이다. 봄철이면 산나물 채취를 즐기는 사람들이 찔레순을 찾아 나서곤 한다. 흔한 식재료는 아니다. 아는 사람만 찾는 봄철의 별미다. 찔레순 나물은 독특한 맛과 향, 그리고 건강에 이로운 효능으로 주목받는다. 찔레순을 언제 어떻게 채취하고, 어떻게 요리하며, 맛은 어떤지, 그리고 어떤 효능이 있는지 알아보자.
찔레나무 순. / '텃밭친구' 유튜브
찔레나무 순. / '텃밭친구' 유튜브

찔레순은 주로 봄에 채취한다. 4월에서 5월 초 찔레나무의 새순이 막 돋아날 때가 가장 적기다. 이 시기에 찔레순은 부드럽고 연해 나물로 먹을 수 있다. 또한 잎을 달고 있는 목성화가 안 된 줄기는 생으로 먹을 수 있다.

너무 늦게 채취하면 순이 질겨지고 단단해져서 맛이 떨어진다. 채취할 때는 손으로 어린 순을 꺾거나 가위를 이용해 조심스럽게 자른다. 찔레나무는 가시가 많으니 장갑을 끼고 작업하는 게 안전하다. 산이나 들판, 특히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찔레나무를 찾아가면 된다.

찔레나무 꽃 /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자원관'
찔레나무 꽃 / 국립생물자원관 '한반도의 생물자원관'

요리 방법은 간단하다. 가장 흔한 건 찔레순을 나물로 무치는 방식이다. 먼저 채취한 찔레순을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1~2분 정도 데친다. 너무 오래 데치면 색이 변하고 식감이 물러지니 주의해야 한다. 데친 찔레순은 찬물에 헹궈 물기를 짜낸 뒤 간장, 참기름, 다진 마늘, 깨소금으로 양념해 무친다. 취향에 따라 고춧가루나 멸치액젓을 추가하기도 한다. 이렇게 무친 찔레순 나물은 밥과 함께 먹기 좋다. 다른 방법으로는 된장국에 넣어 끓이거나 튀김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튀김은 데친 찔레순에 밀가루와 물로 반죽을 입혀 기름에 튀기면 된다. 바삭한 식감이 별미다.

찔레나무 어린잎. 훌륭한 식재료다. / '자연인은경' 유튜브 영상 캡처
찔레나무 어린잎. 훌륭한 식재료다. / '자연인은경' 유튜브 영상 캡처

찔레순 나물의 맛은 독특하다. 약간의 떫은맛이 나는데 이게 오히려 입맛을 돋운다. 데치고 양념을 하면 떫은맛이 줄어들면서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살아난다. 씹을수록 은은한 단맛이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산나물 특유의 자연스러운 풍미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매력적인 맛이다. 특히 봄철 입맛을 잃기 쉬운 때에 찔레순 나물은 상쾌한 변화를 준다.

찔레순에서 기대할 수 있는 효능도 눈여겨볼 만하다. 찔레순에는 비타민 C와 폴리페놀 같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하다. 이 성분들은 체내 활성산소를 줄여 노화를 늦추고 염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를 돕고 장 건강에도 좋다. 민간에서는 찔레순이 혈당 조절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당뇨 예방에 유익하다는 이야기도 있다. 찔레 열매와 잎에서 추출한 성분이 혈당을 낮춘다는 연구도 일부 존재한다. 뿐만 아니라 칼슘이나 철분 같은 미네랄도 포함돼 있어 뼈 건강과 빈혈 예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다만 찔레순을 과식하면 떫은맛 성분인 탄닌 때문에 소화가 불편할 수 있으니 적당히 먹는 게 좋다.

찔레나무는 장미과에 속하는 낙엽 관목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널리 자란다. 높이는 보통 1~3m 정도이며, 줄기와 가지에 날카로운 가시가 빽빽이 나 있다. 꽃은 5월에서 6월 사이에 핀다. 작고 향기롭다. 꽃이 진 뒤에는 작은 빨간 열매가 맺힌다. 가을에 새들의 먹이가 된다.

찔레나무는 생태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시가 많아 작은 동물들에게 은신처를 제공하고, 열매는 조류의 먹이로 활용된다. 뿌리는 토양 침식을 막는 데 기여하며, 꽃은 수분 매개체인 곤충을 지원한다. 다만 찔레나무가 너무 번성하면 다른 식물을 밀어내는 경향이 있어 일부 지역에서는 관리 대상으로 보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전통적으로 찔레순을 나물로 먹고, 열매는 약재나 차로 이용해 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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