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인 줄 알았는데... 마늘+양파 섞어놓은 맛이 나는 신기한 채소
2025-04-17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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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도 먹을 수 있다는 채소

부추를 꼭 닮은 채소가 있다. 톡 쏘는 듯하면서도 은은한 마늘 향이 특징인 이 채소의 이름은 차이브다. 부추와 비슷하지만 맛과 향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는 차이브에 대해 알아봤다.
차이브는 백합과 부추속에 속하는 식물이다. 양파, 마늘, 쪽파와 가까운 친척이다. 30~50cm 정도까지 자라는 차이브의 잎은 속이 빈 관 모양이다. 부드럽고 선명한 초록빛을 띤다. 5~6월이면 연분홍에서 보라빛을 띠는 산형화 꽃이 촘촘히 피어난다. 꽃은 관상용으로도 사랑받는다. 차이브는 추위에 강한 여러해살이 식물이라 한 번 심으면 해마다 수확이 가능하다. 유럽과 시베리아가 원산지로 알려져 있지만, 오늘날 북반구 전역에서 재배된다. 특히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같은 유럽 요리와 미국, 독일 등지에서 대량 재배된다. 동아시아에서는 골파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맛과 향은 차이브의 핵심이다. 차이브는 양파와 비슷한 부드럽고 달콤한 향을 지녔지만, 양파처럼 강렬하거나 톡 쏘지 않는다. 그 대신 상쾌하고 은은한 풍미가 입안에서 퍼진다. 생으로 먹을 때 잎은 아삭한 식감과 함께 마늘과 양파의 중간쯤 되는 미묘한 매운맛을 낸다. 이 맛은 조리 과정에서 열을 가하면 부드러워진다. 크림이나 치즈 같은 재료와 어우러질 때 특히 조화를 이룬다. 차이브에서 추출한 아로마 오일에는 유황 성분이 포함돼 독특한 향미를 만들어낸다. 이 향은 식욕을 돋우는 효과가 있으며, 감자 수프나 요구르트 소스에 잘게 썰어 뿌리면 풍미가 한층 살아난다.
차이브는 요리에서 다재다능하다. 주로 생잎을 잘게 썰어 사용한다. 생선이나 고기 요리의 가니쉬로 활용된다. 프랑스 요리에서는 크림 소스나 오믈렛에 자주 등장하며, 스웨덴에서는 헤링 같은 생선 요리에 곁들여진다. 미국에서는 베이글에 크림치즈와 함께 올리거나 샐러드 드레싱에 첨가된다. 차이브는 열에 약해 오래 조리하면 향이 날아가므로, 요리가 완성된 직후 뿌리는 경우가 많다. 꽃도 식용이 가능해 샐러드나 수프의 장식으로 사용되며, 부드러운 양파 맛을 더한다. 아시아에서는 차이브를 채소로 볶거나 만두 속재료로 넣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골파로 불리며 김치나 전을 만들 때 종종 활용된다.
차이브 재배는 비교적 쉽다. 햇빛이 잘 드는 곳에서 유기질이 풍부한 토양이면 어디서든 잘 자란다. 배수가 잘되는 환경을 선호하며, 물빠짐이 좋지 않으면 뿌리가 썩을 수 있다. 씨앗이나 구근으로 번식하며, 심은 지 20cm 정도 자라면 줄기 하단을 베어 수확한다. 한 계절에 여러 번 수확이 가능해 가정 텃밭에서도 인기다. 차이브는 해충을 쫓는 효과도 있어 정원에서 동반 식물로 심기도 한다. 장미나 토마토 옆에 심으면 진딧물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차이브의 역사는 깊다. 중세 유럽에서는 이미 요리와 약용으로 널리 사용됐다. 로마인들이 차이브를 북유럽과 서유럽으로 퍼뜨렸으며, 16세기에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 전역에서 재배됐다. 북아메리카에는 초기 정착민들이 들여왔고, 네덜란드 정착민들은 젖소의 우유에 풍미를 더하기 위해 목초지에 차이브를 심었다.
차이브는 영양 면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비타민 C와 K, 철분, 칼슘 같은 미량 영양소가 포함돼 소량으로도 식사에 영양을 더한다. 차이브의 엣센셜 오일은 살균과 방부 효과가 있어 전통적으로 소화 촉진이나 혈압 강하를 돕는 약용 식물로도 쓰였다. 현대에는 주로 요리의 맛과 향을 위해 사용되지만, 이러한 효능은 차이브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준다.
차이브는 요리 외에도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꽃은 드라이플라워로 제작해 장식용으로 활용되며, 염색 재료로도 사용된다. 차이브 오일을 추출해 화장품이나 아로마테라피에 첨가하기도 한다. 정원에서는 관상용 식물로 사랑받으며, 연분홍 꽃은 여름 정원에 생기를 더한다. 차이브는 작지만 강렬한 존재감을 지닌 식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