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상 최고 선수들 중에서 1위... 대기록 이어가는 한국선수
2025-04-17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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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최다 2루타 부문 단독 1위

“잘한다”고 칭찬하니 더 잘해서 팬들을 기쁘게 하고 있다. ‘바람의 손자’ 이정후(26)가 메이저리그를 휩쓸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외야수 이정후는 2025시즌 초반 MLB 전체를 통틀어 가장 먼저 2루타 10개를 터뜨리며 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 잡았다. 방망이는 뜨겁고 질주는 거침없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또 한 번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며 샌프란시스코의 중심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샌프란시스코는 16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필라델피아 필리스와의 경기에서 11-4로 압승을 거뒀다. 이정후는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이틀 연속 멀티 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달성한 그는 시즌 타율을 0.333에서 0.338로 끌어올렸다. 이는 내셔널리그 타율 순위 8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의 방망이는 좀처럼 식을 줄 모른다. 시즌 멀티 히트 경기가 벌써 7경기로 늘었다.
이정후의 가장 눈부신 기록은 단연 2루타다. 이 경기에서 2루타 1개를 추가하며 시즌 10번째 2루타를 기록, MLB 최다 2루타 부문 단독 1위를 굳게 지켰다. 2위 그룹이 2루타 8개에 머물러 있는 가운데 이정후는 독보적인 페이스로 장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장타율은 0.647로 내셔널리그 6위에 올라 있다. 그의 타격이 단순히 안타를 쌓는 데 그치지 않고 강력한 임팩트를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기 초반부터 이정후의 존재감은 뚜렷했다. 1회 1사 2루 상황에서 필라델피아 선발 에런 놀라의 3구째 시속 133.4㎞ 체인지업을 가볍게 받아쳐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 안타로 선취점을 뽑아내며 팀의 기세를 끌어올렸다.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중견수 플라이로 물러났지만, 5회 세 번째 타석에서 다시 이정후의 타격 감각이 빛났다. 4-4 동점 상황에서 놀라의 2구째 시속 136㎞ 컷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오른쪽으로 강하게 날아가는 2루타를 터뜨렸다. 필라델피아 우익수 닉 카스테야노스가 공을 담장 근처에서 잡아 빠르게 2루로 송구했지만, 이정후는 헬멧이 벗겨질 정도로 전력 질주해 2루에 안착했다. 이 2루타는 그의 시즌 10번째 2루타로, MLB 단독 선두를 재확인하는 순간이었다.
이정후는 득점 기계로도 맹활약했다. 1회 안타로 출루한 뒤 밀어내기 득점을 기록했고, 5회 2루타 후에는 맷 채프먼의 안타로 홈을 밟았다. 팀이 6-4로 앞선 6회 1사 만루 상황에서는 네 번째 타석에서 좌익수 희생 플라이를 날려 추가 타점을 올렸다. 7회 중견수 플라이와 9회 2루 땅볼로 아웃됐지만, 그의 활약은 이미 팀 승리의 핵심이었다.
이정후의 2025시즌 초반 페이스는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다. 그는 지난 14일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데뷔 첫 연타석 홈런(4·6회)을 기록하며 샌프란시스코의 5-4 승리를 이끄는 등 극적인 활약으로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고 있다.
미국 주요 매체들도 이정후의 활약에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디 애슬레틱은 이정후를 “샌프란시스코가 오랫동안 갈망해 온 슈퍼스타”로 묘사하며 “팬들을 설레게 하고 상대 팀을 짜증 나게 하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이정후가 양키스전 멀티 홈런으로 팀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보도하며, 그가 양키스를 상대로 멀티 홈런을 친 첫 자이언츠 선수라고 전했다. ESPN은 이정후가 내셔널리그 타격왕에 오르고 MVP 투표 5위 안에 들 것이라고 전망하며 그의 타격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맹활약 속에 13승 5패로 내셔널리그 서부 지구 2위를 달리고 있다. 1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15승 4패)와의 격차는 2경기, 3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13승 6패)와는 0.5경기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