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 사령탑 될 뻔했는데…홍명보호와 대결 앞두고 ‘전격 경질’된 감독
2025-04-17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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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 부진으로 감독 전격 경질...팀 분위기 쇄신 나선 나라
이라크 축구대표팀이 홍명보호와의 중요한 월드컵 예선 경기를 앞두고 헤수스 카사스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한때 한국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던 스페인 출신 감독의 갑작스러운 퇴진은 최근 성적 부진이 결정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이라크축구협회(IFA)는 지난 15일(한국 시각) 공식 성명을 통해 "헤수스 카사스 감독과 그의 코치진이 계약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해 계약을 해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협회는 "이번 조치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선수 상황 및 이적 조항 14조에 따라 취해졌으며, FIFA도 이를 공식 통보했고 협회의 법적 권리는 관할 당국에 보호된다"고 덧붙였다.
카사스 감독 경질은 지난달 26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8차전에서 팔레스타인에 1-2로 패한 후 예견된 수순이었다. 그에 앞서 치른 쿠웨이트와의 홈경기에서도 2-2 무승부에 그치며 승점 획득에 실패했다. 중동 전문 매체 '윈윈'은 이미 팔레스타인전 직후 "이라크와 카사스 감독의 여정은 끝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카사스 감독은 자신의 SNS에 "Thanks for everything(모든 것에 감사하다)"이라는 문구를 올리며 사실상 이별을 암시했지만, 공식 발표는 한 달 가까이 미뤄졌다가 결국 지난 15일 발표됐다.

1973년생 스페인 출신의 카사스 감독은 화려한 이력의 소유자다. 분석관과 수석 코치로 경력을 쌓았으며, 특히 2018년부터 2022년까지는 루이스 엔리케 현 PSG 감독 밑에서 스페인 대표팀 수석 코치로 활약했다. 이 경력을 바탕으로 2022년 11월 이라크 대표팀 사령탑에 선임됐다.
카사스 감독의 이라크 대표팀 부임 초기는 성공적이었다. 첫 대회였던 걸프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를 물리치고 결승에서 오만을 3-2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진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도 조별리그에서 일본을 격파하는 이변을 연출했으나, 8강에서 요르단에 패배하며 탈락했다.
월드컵 2차 예선에서는 6전 전승으로 3차 예선 진출에 성공했지만, 3차 예선에서는 홍명보호에 3-2로 패배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으로 나선 걸프컵에서 바레인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연패하며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것이 큰 타격이었다.
현재 이라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에서 3승 3무 2패, 승점 12로 3위에 머물러 있다. 1, 2위에게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6월에 펼쳐질 한국(승점 16)과의 9차전, 요르단(승점 13)과의 10차전에서 최소 1승 1무 이상의 성적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라크 축구협회는 월드컵 본선 진출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팀에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해 감독 교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미 카사스 감독의 후임으로 2023 아시안컵에서 요르단을 이끌었던 모로코 출신 후세인 아무타 감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중동과 아프리카 축구 전문 매체 '판아프리카풋볼'의 옴나 타달레 기자는 "모로코 출신 후세인 아무타 감독은 이라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유력한 후보 중 하나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라크가 아무타를 감독으로 임명한다면, 그는 2026년 월드컵 진출권을 놓고 자국 출신 자말 셀라미(요르단)와 경쟁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무타 감독을 영입하기 위해서는 현 소속팀인 UAE의 알자지라 클럽과 계약 해지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한편, 카사스 감독은 지난해 2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서 경질된 후 유력한 새 사령탑 후보로 떠올랐었다. 당시 함께 후보에 오른 홍명보 감독과 사령탑 자리를 두고 경쟁을 펼쳤던 그는 홍명보호와 맞대결을 앞두고 결국 팀을 떠나게 됐다. 카사스 감독의 경질이 오는 6월 6일 바스라 인터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인 한국과 이라크의 맞대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