긁다 보면 딱지 생겨 피까지…대학 기숙사에 퍼진 공포
2025-04-16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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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를 공포에 빠트린 작은 괴물, 옴 진드기
침구류 하나로 퍼지는 전염병의 공포
서울의 한 대학교 남자 기숙사에서 옴이 나타나 비상이 걸렸다.
16일 대학가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의 한 대학교 남자 기숙사에 거주하는 학생 두 명이 옴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학교 측은 해당 학생 두 명을 즉시 귀가시키고 다음 날 건물 전체 소독을 완료했다. 또 기숙사생들에게 문자 등으로 옴 발생 사실을 공지했다.
◆옴진드기가 피부 각질층에 굴을 만들면서 생기는 심한 가려움증
‘옴(scabies)’은 사람 피부에 기생하는 미세한 진드기인 옴 진드기에 의해 발생하는 질병이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이 진드기는 피부에 굴을 파고 들어가 알을 낳고 서식하면서 가려움증과 염증을 유발한다. 사람의 체온과 피부 환경이 생존에 적합해 전염력이 매우 높은 것이 특징이다.

옴은 주로 피부 접촉을 통해 전염된다. 감염자의 피부와 장시간 밀접하게 접촉할 경우, 옴 진드기가 상대방 피부로 옮겨가 감염이 이뤄진다. 침구류, 수건, 옷 등을 통한 간접 전파도 가능하다. 하지만 짧은 악수 정도의 접촉으로는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다.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극심한 가려움이다. 특히 밤에 더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며, 손가락 사이, 손목, 겨드랑이, 배꼽 주위, 허벅지 안쪽, 성기 주변 등 피부가 얇고 주름진 부위에 많이 발생한다. 피부를 긁다 보면 진물이 나거나 딱지가 생기며, 이차 감염으로 피부가 곪는 경우도 있다. 아이들은 얼굴, 두피, 손바닥, 발바닥 등 전신에 증상이 퍼질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문제는 옴이 진단이 늦어지기 쉬운 질환이라는 점이다. 처음에는 모기 물린 자국처럼 보이거나 단순한 피부염으로 오인되기 쉬워,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그 사이 주변 가족이나 공동생활자에게 전파되며 집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는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

옴은 약물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 대표적인 외용약으로는 퍼메트린 크림이 있으며, 몸 전체에 도포한 후 일정 시간 뒤 씻어내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경우에 따라 경구 약물 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단, 감염자의 증상 완화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이나 동거인 전체의 예방적 치료도 함께 이뤄져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감염자가 사용한 침구류와 의류는 반드시 고온 세탁하고, 최소 3일 이상 밀봉 보관하는 것이 좋다. 옴 진드기는 인체 밖에서는 2~3일 이상 생존하지 못하므로 철저한 위생 관리가 치료의 핵심이다.
한편, 옴은 면역력과 위생 상태가 밀접하게 연관된 질환이다. 체력이 떨어졌을 때 감염 위험이 높아지고, 반복 감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또 심한 경우는 전신 피부가 붉게 갈라지고, 피부가 벗겨지는 ‘옴진형 피부염’으로 진행될 수 있어, 빠른 진단과 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피부과 전문의들은 “단순한 가려움증이라도 밤에 악화되거나 가족 중 유사 증상을 겪는 사람이 있다면 반드시 옴 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장기요양시설이나 군부대처럼 집단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에서는 초기에 증상을 알아차리고 방역 조치를 취하는 것이 피해 확산을 막는 핵심이다.
옴은 부끄러워 숨겨야 할 질환이 아니다. 누구나 감염될 수 있으며, 빠르게 치료하면 쉽게 나을 수 있는 피부 감염증으로 여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