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탕 한 그릇이면 기분전환 끝?” 진짜 스트레스를 날려줄 음식은 따로 있다

2025-04-16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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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떡볶이, 마라탕 대신 먹어야 할 진짜 스트레스 해소 음식 리스트

이하 셔터스톡
이하 셔터스톡

“매운 떡볶이라도 먹어야 스트레스가 풀린다”는 게 그녀의 말이다. 매장에서 먹거나 배달 앱으로 주문할 때도 ‘가장 매운 맛’, ‘소스 많이’ 옵션은 필수다. 입안이 얼얼하고 코끝이 찡해지는 그 자극 속에서 하루의 짜증이 녹아내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요즘 20~30대 사이에서 떡볶이, 불닭볶음면, 마라탕처럼 자극적인 매운 음식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일종의 스트레스 해소 도구로 자리 잡았다.

이유는 명확하다. 뭔가를 태워버리는 듯한 강한 매운맛이 뇌를 순간적으로 리셋해주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매운맛을 느끼게 하는 성분인 ‘캡사이신’은 통증 수용체를 자극해 뇌가 고통을 느끼게 만든다. 이에 따라 뇌는 이를 완화하기 위해 엔도르핀을 분비하는데, 이 호르몬은 기분을 좋게 만들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작용을 한다.

여기에 교감신경계가 자극되면 심박수와 체온이 오르며, 일시적인 각성 상태가 유도된다.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뭔가 해소된 것 같다’는 느낌은 이런 생리적 반응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이런 효과는 어디까지나 일시적이다. 반복적으로 자극적인 매운맛을 찾게 되면 점점 더 강한 자극을 원하게 되고, 그만큼 위장에 무리가 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캡사이신은 위 점막을 자극해 위염, 역류성 식도염, 위궤양 등 소화기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IBS) 환자의 경우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단순히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떡볶이를 찾았는데, 오히려 속은 더 쓰리고 아픈 상황이 반복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매운 음식이 아닌, 과학적으로 검증된 스트레스 완화 음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 번째는 연어, 고등어, 참치 같은 지방이 풍부한 생선이다. 이들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를 낮추고 뇌의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미국심장협회는 정신 건강과 오메가-3 섭취의 연관성을 강조하고 있다.

두 번째는 아보카도다. 칼륨이 풍부해 혈압을 낮추고,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 B 복합체는 뇌 기능을 안정시키는 데 기여한다. 특히 세로토닌 분비에 필요한 영양소들이 많아 기분 조절에 도움이 된다.

다크 초콜릿도 주목할 만하다. 카카오 함량이 높은 다크 초콜릿은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다. 단, 설탕이 많은 밀크 초콜릿은 제외다.

귀리, 현미 같은 통곡물은 복합 탄수화물을 포함하고 있어 혈당을 안정화시키고 세로토닌 생성을 도와 뇌에 안정감을 제공한다.

블루베리, 체리, 감귤류 과일은 항산화 물질과 비타민 C가 풍부해 염증과 스트레스 반응을 억제한다. 특히 비타민 C는 코르티솔 분비를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마지막으로 녹차에 포함된 L-테아닌 성분은 뇌파를 안정시키고 긴장을 풀어주는 작용을 한다. 낮은 카페인 함량 덕분에 카페인 과잉 반응 걱정도 적다.

매운 떡볶이 한 그릇이 줄 수 있는 짜릿한 해방감은 분명 매력적이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의존하게 되면 속은 망가지고, 스트레스는 여전히 제자리일 수 있다. 건강한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땐, 위를 살리고 뇌를 진정시키는 음식으로 식탁을 채워보자. 땀을 흘리는 자극 대신, 몸이 반응하는 차분한 힘이 더 오래 간다.

home 이연 기자 yeonf@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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