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지는 일본…한국서 겨울이 아닌 봄에 따먹는 희한한 귤
2025-04-1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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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하고 풍부한 향기가 특징인 과일

귤 중에 희한한 귤이 있다. 한국에서 귤은 보통 겨울에 수확하는데 이 귤은 따뜻한 봄에 따서 먹는다. 여러 귤 종류 중에 수확 시기가 가장 늦은 귤이다. 이름도 특이한 이 귤의 원산지는 일본이다.
보통 사람들은 10월부터 2월 사이에 귤(감귤)을 수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소개할 과일 카라향은 아무리 빨라도 봄이 시작되는 3월 말부터 수확한다.
카라향은 만감류다. 만감류는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재배하는 노지 감귤(온주밀감)보다 늦게 익는 감귤이다. 카라향은 다른 감귤 품종과 마찬가지로 4월에 꽃이 핀다. 하지만 열매가 완전히 익을 때까지 약 1년이 걸린다. 지금 수확하는 카라향은 2024년산이라고 볼 수 있다.
일반 노지 감귤은 꽃이 핀 그해 10월이나 11월부터 수확하는 점을 고려하면 카라향은 한국에서 재배하는 귤 품종 가운데 가장 늦은 시기에 수확한다.
카라향은 일본 야마구치현에서 카라만다린에 길전폰칸의 꽃가루를 교배해 육성한 품종이다. 원산지가 일본인 셈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 카라향은 2008년 제주도농업기술원을 통해 도입됐다. 이후 2013년 제주감귤농협을 통해 처음으로 카라향 74톤이 출하됐다. 카라향은 해마다 재배 농가 수와 면적, 출하량이 늘고 있다. 2023년에는 348농가가 126㏊에서 3742톤을 생산했다.
올해 국내 9대 도매시장의 카라향 3㎏들이 1상자 누계 평균 가격은 1만 3540원이다. 이는 전년도 1만 6262원보다 2722원(16.7%) 낮은 가격이다.
이와 관련해 제주농협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1∼2월에 수확해 저온 저장했던 한라봉과 천혜향이 현재까지 조금씩 출하되고 있어 카라향 가격이 조금 내려갔다"라며 "지금 시기에 생산되는 가장 싱싱한 감귤이어서 소비자 만족도는 높다"라고 설명했다.

제주에서 생산되는 카라향의 가장 큰 특징은 강렬하고 풍부한 향기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카라향은 껍질을 벗기는 순간부터 은은하면서도 진한 감귤 향이 퍼진다. 이 향은 다른 감귤류보다 더 오래 지속되며 섬세한 과일 향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게다가 카라향은 과즙이 풍부하고 당도가 평균 13~16브릭스(Brix)로 매우 높은 편이어서 한 입 베어 물면 진한 단맛이 입안 가득 퍼진다. 반면에 산도가 낮아 단맛이 풍부하고 입안에서 향이 진하게 퍼지는 특징이 있어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다.
카라향은 외형적으로는 껍질이 비교적 두꺼운 편이지만 손으로 쉽게 벗길 수 있다. 껍질과 과육이 분리되는 성질 덕분에 먹기도 편리하다. 크기는 일반 감귤보다는 다소 크며 둥글고 단단한 형태를 띠고 있다. 과육의 결이 치밀하면서도 부드러워 식감이 탁월하다.
카라향은 보관 시에 일반 감귤처럼 실온보다는 서늘한 곳에서 보관하거나 냉장 보관하는 것이 당도 유지와 신선도에 도움이 된다. 껍질이 두꺼운 만큼 저장성도 우수한 편이며 일정 기간 동안 품질 변화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카랴향은 최근 프리미엄 감귤 시장을 겨냥해 고급 선물세트나 백화점 판매용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도 '한 번 먹으면 다시 찾게 되는 맛'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설이나 추석 명절, 연말연시 등 선물 수요가 높은 시기에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