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포닌이 홍삼의 6배...물을 주면 놀라운 일이 벌어지는 의외의 '식재료'
2025-04-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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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세계적으로 재배가 드문 편
우리가 흔히 간식이나 안주로 즐기는 땅콩. 그런데 이 땅콩에 물을 주면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바로 '새싹 땅콩'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사실이다. 이름조차 생소한 이 식재료는 최근 건강식품 시장과 식물 재배 애호가들 사이에서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땅콩이 새싹으로 변하는 이 작은 기적은 단순한 변화 그 이상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이 독특한 식재료는 바로 '새싹 땅콩'이다. 이는 말 그대로 땅콩을 발아시켜 키운 어린순을 말한다. 겉모습은 콩나물과 비슷하지만, 뿌리에는 땅콩이 달려 있고 고유의 고소한 향이 은은하게 풍긴다. 줄기와 잎, 뿌리까지 모두 식용이 가능하며, 생으로 샐러드에 넣거나, 데쳐서 나물 무침, 국 재료로도 활용할 수 있다.
새싹 땅콩이 최근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기능성 성분 때문이다. 땅콩이 싹을 틔우는 과정에서 내는 생리활성물질은 인체에 다양한 효능을 제공한다. 대표적인 것이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다. 레스베라트롤은 주로 포도껍질이나 와인에서 발견되는 항산화 물질로, 노화 방지, 심혈관 보호, 염증 억제 등 다양한 생리작용을 하는 성분이다. 그런데 이 성분이 새싹 땅콩에는 다량 함유돼 있다. 연구에 따르면 일반 땅콩보다 최대 100배 이상 많다는 결과도 있다.
또한, 면역력 증진에 효과가 있는 사포닌도 주목할 만하다. 홍삼에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이 성분이 새싹 땅콩에는 홍삼의 6배 이상 포함돼 있다. 숙취 해소에 좋은 아스파라긴산도 콩나물의 8배에 달하는 함량을 자랑한다. 이처럼 각종 건강 기능성 성분들이 다량 함유돼 있어, 새싹 땅콩은 일상 속에서 섭취 가능한 슈퍼푸드로 손꼽히고 있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점은 이 새싹 땅콩을 집에서 손쉽게 길러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방법도 간단하다. 볶지 않은 생땅콩을 하루 동안 물에 불린 뒤, 물이 잘 빠지는 시루나 채반에 담아 하루 3~4번 물을 주며 키우면 된다.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검은 천이나 비닐을 덮고, 약 7~10일 후면 수확할 수 있다. 잎과 줄기가 7~10cm 자란 상태에서 수확하면 가장 좋다.
새싹을 수확한 뒤에는 깨끗이 씻어 콩나물처럼 국에 넣거나, 데쳐서 무침으로 즐기면 된다. 씹는 맛은 아삭하고 향은 은근한 고소함이 배어 있어 남녀노소 즐기기 좋다. 남은 새싹은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약 2~3일 정도 신선하게 유지된다.
한국에서는 농촌진흥청이 새싹 땅콩에 대한 기능성 성분 연구와 품종 개량을 꾸준히 진행해 왔다. 아직은 세계적으로 재배가 드문 편이지만, 한국산 새싹 땅콩은 레스베라트롤 함량이 특히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기능성과 희소성을 동시에 갖춘 식재료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식재료 전문가들은 "새싹 땅콩은 단순한 채소가 아니라 기능성 식품에 가깝다"며 "건강을 위한 식생활을 고민하는 현대인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평범한 땅콩에 물을 주는 일로 시작된 이 놀라운 변화는, 지금 우리의 식탁에 건강과 이야기를 함께 가져다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