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비 증상 있으면 절대 날것으로 먹으면 안 되는 채소

2025-04-16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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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들의 필수 식재료인 이 한국 채소

시금치 수확 모습. / 뉴스1
시금치 수확 모습. / 뉴스1

채소는 건강의 상징이다. 여러 채소 중 시금치는 영양 성분이 풍부해 식탁 위의 영웅으로 불린다. 하지만 이 영웅이 때로는 뜻밖의 복병이 될 수 있다. 생으로 과다 섭취하면 변비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시금치는 비타민 A, C, K, 철분, 칼슘 등 영양소가 풍부한 비름과의 일년생 식물이다.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로, 페르시아 지역에서 처음 재배된 것으로 전해진다. 7세기쯤에 중국을 거쳐 유럽으로 전파됐고, 오늘날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채소로 자리 잡았다. 샐러드, 스무디, 쌈 채소로 생으로 먹거나 데쳐서 반찬, 수프, 볶음 요리에 활용된다. 특히 한국에서는 된장국, 무침 등의 요리로 식탁에 오른다.

시금치의 영양가는 뛰어나다. 100g당 약 23kcal로 저칼로리 식품이다. 특히 식이섬유가 약 2.2g 들어 있어 장 운동을 돕는다. 비타민 K는 뼈 건강과 혈액 응고에 기여하고, 철분은 빈혈 예방에 도움을 준다. 항산화 물질인 베타카로틴과 루테인은 눈 건강을 지키는 데 효과적이다. 이런 이유로 시금치는 건강식의 대명사로 꼽히며 채식주의자나 건강을 챙기는 이들에게 필수 식재료로 여겨진다.

하지만 시금치를 생으로 과다 섭취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시금치에는 옥살산이 다량 함유돼 있다. 옥살산은 칼슘과 결합해 옥살산칼슘을 형성하는데, 이 물질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변으로 배출된다. 문제는 옥살산칼슘이 대변을 단단하게 만들어 배변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이다. 생시금치 100g에는 약 970mg의 옥살산이 포함돼 있다. 이는 케일(100g당 약 20mg)이나 브로콜리(100g당 약 10mg)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데치거나 끓이면 옥살산 함량이 30~50% 감소하지만 생으로 먹을 때는 이 성분이 그대로 체내에 들어간다.

변비는 대변이 장에 오래 머물러 단단해지고 배출이 어려운 상태를 말한다. 식이섬유는 변비 예방에 도움을 주지만, 시금치의 옥살산은 역설적으로 장 운동을 방해할 수 있다. 특히 생시금치를 과다 섭취하면 옥살산이 장 내 수분을 흡수해 대변을 더 건조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다. 생시금치를 하루 200g 이상 섭취한 사람은 섭취하지 않은 사람에 비해 변비 증상이 1.5배 높게 나타났다. 이는 옥살산이 장 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

시금치 섭취 시 주의해야 할 점은 또 있다. 옥살산은 신장 결석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신장에서 칼슘과 옥살산이 결합하면 결석이 형성될 가능성이 커진다. 신장 결석 병력이 있는 사람은 생시금치 섭취를 제한하는 게 좋다. 또한 시금치는 질산염 함량이 높은 채소다. 과다 섭취 시 체내에서 아질산염으로 변환돼 혈액의 산소 운반 능력을 저하할 수 있다. 드물지만 유의해야 할 점이다.

그렇다고 시금치를 피해야 하는 건 아니다. 적당량을 조리해 먹으면 영양소를 최대한 누리면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시금치를 데치면 옥살산 함량이 줄어들고, 칼슘 흡수율도 높아진다. 데친 시금치를 된장국이나 나물로 먹으면 변비 위험을 낮추면서도 영양을 챙길 수 있다. 생으로 먹고 싶다면 하루 50~100g 이하로 제한하고, 레몬즙이나 요구르트 같은 칼슘 흡수를 돕는 식품과 함께 먹는 게 좋다.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도 옥살산의 부정적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시금치는 계절에 따라 맛과 식감이 달라진다. 봄 시금치는 잎이 연하고 부드러운 반면 겨울 시금치는 잎이 두꺼워 조리용으로 적합하다.

시금치 수확 모습. / 뉴스1
시금치 수확 모습. / 뉴스1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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