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관광객이 찾지 않으면... 제주도 상황, 현재 이 정도로 심각하다
2025-04-16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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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급감으로 지역 상권은 물론 금융권까지 흔들

지난 1월 제주 지역 은행 대출 연체율이 사상 최고치인 1.19%를 기록하며 전국 평균(0.43%)을 크게 웃돌았다고 한국경제가 16일 보도했다. 불과 몇 년 전 0.3% 안팎을 유지하던 수치와 비교하면 충격적인 상승세다. 관광객 감소로 인한 소비 위축, 인구 유출, 그리고 고금리·고물가의 삼중고가 제주 경제를 벼랑 끝으로 몰아넣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올 1월 전국 가계대출 연체율은 0.43%로 2019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제주는 이 가운데 가장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2023년부터 연체율이 가파르게 상승하며 2021년까지만 해도 안정적이던 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관광객 소비가 줄고 청·장년층 인구가 빠져나가면서 대출 상환 능력이 떨어진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급증했다고 한국경제에 밝혔다.
실제로 제주 지역 면세점 매출은 1월에 전년 대비 48%나 급감했고,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소비를 줄이며 지역 상권에 직격탄을 날렸다. 전세버스 가동률은 9%까지 떨어졌고, 렌터카 가동률도 전년 대비 8.9%포인트 하락한 63.5%에 그쳤다.
제주 관광객 감소는 숫자로도 뚜렷이 드러난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월 제주를 찾은 국내외 관광객은 185만 109명으로 전년 동기(204만 7379명)보다 9.6% 줄었다. 특히 내국인 관광객(161만 6061명)이 전년 대비 12.2% 감소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 2022년 1380만 3508명이던 내국인 관광객은 2023년 1266만 1179명, 2024년 1186만 1654명으로 2년 새 약 194만 명이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이 중국 직항 노선 확대와 크루즈 입항 증가로 23만 4048명을 기록하며 13.3% 늘었지만 전체 감소세를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3월에도 3·1절 연휴 기간 관광객은 13만 명으로 전년 대비 9.6% 줄었고, 국내선 항공편은 76편 감소했으며 탑승률도 82%로 하락했다.
왜 제주 여행객은 줄어들고 있을까?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첫째, 코로나19 사태 후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며 내국인들이 일본, 동남아 등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 원인으로 해외 여행 증가를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둘째, 제주 기점 국내선 항공편 축소가 큰 영향을 미쳤다. 제주공항의 2024~2025년 동계시즌 국내선 공급좌석은 1198만여 석으로 전년 대비 2.8% 줄었고, 특히 김포-제주 노선은 주 35회 감소했다.
셋째, 제주 내 높은 물가와 ‘바가지 요금’ 논란도 관광객 이탈을 부추겼다. 네티즌들 사이에선 “비행기 값보다 렌터카가 비싸다”며 제주 여행을 기피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제주도의 물가·상도의와 먹거리 항목 평가가 급락하며 여행 만족도를 낮춘 것으로 보인다.
여객기 사고로 항공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저가항공사든 아니든 간에 비행기를 타려는 사람이 줄어든 게 관광객 감소로 이어졌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정책이 전국으로 확대되며 제주만의 매력이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비자 이점이 사라지면 제주 관광객 감소가 더 심화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관광객 감소는 지역 경제 전반에 파장을 일으켰다. 소상공인들은 매출 급감으로 폐업 위기에 몰렸다. 지난 1~2월 제주 지역 소상공인에게 지급된 노란우산 공제금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제주시 상권이 죽어가고 임대상가 공실이 늘어난다는 소상공인들의 하소연이 이어졌다. 면세점을 비롯한 주요 업종의 매출 감소는 소비 패턴 변화와 고가 브랜드 철수, 크루즈 관광객의 낮은 객단가 등으로 더욱 악화했다.
제주도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여행지원금 지원, 제주형 관광물가지수 도입, 제주 여행주간 운영 등의 사업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