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셰프들도 좋아한다…희귀한 생김새로 '채소계의 뱀파이어'라 불리는 고급 식재료
2025-04-1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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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고급 호텔·레스토랑 셰프들도 즐겨 사용해
마트에서 자주 접하는 아스파라거스는 대부분 선명한 녹색을 띤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아스파라거스도 이 녹색 품종에 속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이 녹색 아스파라거스 외에도 유럽에서 고급 식재료로 손꼽히는 아스파라거스가 있다.

바로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다.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는 재배 과정에서 햇빛을 철저히 차단한다. 흙이나 덮개로 빛을 가려 광합성을 하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에 초록빛으로 변하지 않는다. 색소가 부족해져 순백의 색을 띠게 되고 그 모습 때문에 ‘채소계의 뱀파이어’라는 별칭도 붙었다.

이 채소는 특히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인기가 높다. 독일에서는 4월부터 6월까지가 본격적인 수확철이다. 해당 시기가 되면 아스파라거스를 주제로 한 각종 축제가 열리고 ‘아스파라거스 여왕 선발대회’까지 등장한다. ‘아스파라거스 루트’라 불리는 여행 코스를 따라 농장과 레스토랑을 돌아보는 여행객도 많다.
화이트 아스파라커스는 16세기 폭풍으로 농작물을 잃은 뒤 땅속에서 자란 흰 아스파라거스를 수확해 본 것이 시작이었다. 예상외로 부드럽고 풍미가 깊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이후 아예 흙 속에 줄기를 묻는 방식으로 바꾸게 됐다.
유럽에서는 이 독특한 채소에 ‘화이트 골드’라는 별명을 붙였다. 귀하고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가격도 높다. 보통 녹색 아스파라거스보다 2~3배가량 비싸고 굵기가 굵을수록 가격은 더 올라간다.
■ 영양소, 녹색 아스파라거스보단 적지만 '슈퍼푸드'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는 햇빛을 받지 못해 녹색 아스파라거스와 비교했을 때 일부 영양소가 줄어든다. 특히 항산화 성분인 플라보노이드는 녹색 아스파라거스보다 적지만 그렇다고 영양 가치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는 100g당 20칼로리로 지방이 전혀 없다. 탄수화물 3g, 단백질 2g, 식이섬유 2g이 들어 있다. 식이섬유가 많아 소화 건강에 도움이 되며, 배변 활동을 원활하게 도와준다.
엽산과 비타민B9도 풍부하다. 엽산은 건강한 적혈구를 만들고 DNA 합성에 필수적인 성분이다. 실제로 2013년 헝가리 부다페스트 유전질환공동체관리재단 연구에 따르면 엽산이 신경관 결함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결과가 있다.
칼륨도 많다. 고염식 식습관이 만연한 현대인에게 필요한 성분으로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돕는다. 이 외에도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는 94%가 수분으로 구성돼 있어 체중 관리와 숙취 해소에 좋다. 특히 아스파라긴산이 들어 있어 숙취 해소에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성분 이름 자체가 아스파라거스에서 유래한 것이다.
비타민C와 칼슘, 사포닌도 풍부하다. 특히 사포닌은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며, 녹색 아스파라거스보다 함량이 높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인삼, 도라지, 홍삼에 많이 들어 있는 성분이 바로 사포닌이다.
■ 봄철 고급 식재료… 화이트 아스파라거스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는 봄이 오면 유럽 특급 호텔과 고급 레스토랑의 주인공으로 떠오른다. 봄철 한정 재배되는 희소성과 더불어 순백의 색감과 고유한 향미 덕분이다. 우유를 풀어낸 듯한 색감과 부드러운 식감은 녹색 아스파라거스와는 전혀 다른 인상을 준다.
쓴맛이 덜하고 풍미가 살아 있어 숙련된 셰프들이 즐겨 사용하는 식재료다. 단정한 외관과 섬세한 맛이 요구되는 요리에 제격이다. 특히 찜, 구이, 수프 등에 다양하게 활용되며 올리브오일이나 버터와도 잘 어울린다.
화이트 아스파라거스는 단순히 희귀한 채소가 아니라 계절을 느낄 수 있는 식재료다. 매년 4~6월에만 만나볼 수 있는 ‘봄의 선물’이기도 하다. 시기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다시 볼 수 있다.
■ 아스파라거스 손질 방법
아스파라거스를 보다 깨끗하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손질 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물로 깨끗하게 씻은 아스파라거스를 준비하고 아스파라거스의 딱딱한 밑동을 1cm 정도 잘라준다. 줄기에 튀어나온 작은 잎을 제거해 주고 채칼을 이용해 거친 끝부분을 벗겨낸다.
이후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아스파라거스를 소금 한 숟갈을 풀어 준 끓는 물에 넣고 1분 정도 데친 후 건져낸다. 건진 아스파라거스는 찬물에 헹구지 않고 채에 올려 그대로 식혀주면 영양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