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한강, 2위 양귀자...교보문고 종합 월간 베스트셀러 1위는 놀랍게도
2025-04-1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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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26일 발간된 후 약 한 달 만에 출판계 정상 우뚝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 앞두고 출판 통한 '장외 대결'
3월 교보문고 월간 베스트셀러 1위는 문학도, 에세이도 아닌 정치인의 저서가 차지했다. 출판계에 따르면 제21대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가 교보문고 종합 월간 전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며 출판가와 정치권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15일 YTN 뉴스 보도에 따르면, 교보문고가 발표한 3월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국민이 먼저입니다'는 소설, 시, 에세이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다. 뒤를 이어 양귀자 작가의 '모순'과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가 각각 2위, 3위를 기록했다. '국민이 먼저입니다'는 지난 2월 26일 발간된 후 약 한 달 만에 출판계 중심부로 떠오르며 단숨에 정상에 올라섰다.
이 책에는 윤 전 대통령 파면 이후 혼란한 정국 속에서의 비상계엄 선포, 계엄 해제, 대통령 조기 퇴진 요구, 탄핵안 표결, 당 대표 사퇴 등 2주간의 정치적 격랑을 한동훈 전 대표의 시선으로 정리한 기록과 정치 철학이 담겼다. 교보문고 측은 온라인과 매장 판매, 전자책까지 아우른 종합 데이터를 통해 이번 순위를 산출했다고 밝혔다.
출판계에선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본격적인 '정치인의 책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후보들의 정책 철학을 알리는 동시에 대중과의 정서적 접점을 확장하려는 목적으로 자서전이나 정치 에세이가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보문고를 비롯해 예스24, 영풍문고, 알라딘 등 국내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에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주요 인물들의 저서가 빠짐없이 포함돼 있다. 예스24는 아예 "책으로 만나는 대선 후보"라는 제목의 기획 페이지를 운영 중이며, 각 후보의 출간 도서를 한데 모은 컬렉션을 구성해 '정치에 관한 책', '후보가 직접 쓴 책', '후보에 관한 책' 등 세부 주제로 분류해 제공하고 있다.
먼저 교보문고의 정치사회 카테고리 종합 주간 베스트셀러(4월 2~8일)에서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저서 '국민이 먼저입니다'가 1위를 차지했다.
온라인 서점 순위에서는 예스24 온라인 집계(4월 7~13일) 기준, 오는 15일 출간을 앞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신간 '결국 국민이 합니다'가 예약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오는 18일 발간 예정인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분노를 넘어, 김동연'은 3위에 올랐다.
알라딘 종합 베스트셀러(4월 7~13일) 기준 10위권 내에는 이재명 전 대표의 저서 두 권, '이재명의 길'과 '결국 국민이 합니다'가 동시에 진입했다.
예스24의 정치 분야 주간 베스트셀러(4월 7~13일)에서는 이재명 전 대표의 책이 1위, 한동훈 전 대표의 책이 8위,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책이 9위를 기록하며 주요 대선 주자들의 저서가 나란히 상위권을 차지했다.

한편, 정치인의 책뿐 아니라 탄핵 정국의 여파가 서점가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10일 발간한 '대통령 윤석열 탄핵 사건 사고 결정문'은 여러 서점의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올랐으며, '대한민국헌법', '헌법 필사' 등 관련 도서의 수요도 크게 늘었다.
특히,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생전에 인연이 있었던 김장하 선생을 조명한 '줬으면 그만이지'가 역주행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3일부터 8일까지 해당 도서 판매량은 전주 대비 22배(2190%) 증가했다.
이처럼 이번 대선은 단지 정치 무대에만 국한되지 않고, 서점가에서도 출판을 통한 '장외 대결'로 이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정치인의 책은 후보자의 정책 방향성과 신념을 드러내는 수단일 뿐만 아니라, 지지층을 조직화하고 중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상징적 매개로 작용하고 있다. 출판계 관계자들은 이 같은 트렌드가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민이 먼저입니다'가 쏘아 올린 정치인의 책 열풍이 실제 유권자의 표심까지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지만, 출판 시장의 흐름은 분명 변하고 있다. 책장 위에서 시작된 또 하나의 대선이 독자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