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놈들이 해먹는 나라” 이국종, 군의관 강연서 작심 발언
2025-04-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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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망했다”…'탈조선' 거론하며 거침없는 돌직구

'아덴만의 영웅'으로 알려진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군의관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국내 의료계에 수위를 넘나드는 작심 발언을 쏟아내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이 병원장은 전날 충북 괴산에서 열린 군의관 대상 강연에 나섰다. 강연 내용은 익명의 청중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확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강연 후기를 보면 이 병원장은 "여기 오기 싫었지만, 병원까지 찾아온 교장의 요청을 국방부에서 월급 받는 입장에서 거절할 수 없었다"며 마지못해 수락한 자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이 병원장은 격한 어조로 국내 의료계와 의료 체계, 대형 병원 등을 질타했다.
그는 "조선 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 놈들이 해 먹는 나라"라며 "서울대, 세브란스 고령 의사들과 공무원에게 평생 괴롭힘당하며 살기 싫으면 바이탈과(응급의학과·외상외과 등 생명을 다루는 과) 하지 마라"는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았다.
또 과거 외상외과에서 함께 근무했던 고(故) 윤한덕 교수를 언급하며 "평생 일했지만 바뀐 건 아무 것도 없다. 나와 함께 일한 윤 교수는 과로로 죽었다. 너희는 저렇게 되지 마라. 내 인생은 망했다"고 말했다.
국군대전병원에서 한 군의관이 미국 의사면허 시험(USMLE) 1차에 합격한 사실도 소개하며, "내가 지하창고를 독서실로 개조했다. 조선에 희망이 없으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듯 탈조선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이 병원장의 발언은 필수의료 분야의 열악한 현실 비판이 핵심이다. 그러나 일부 표현이 감정적이고 직설적이어서 일각에선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이 발언들의 의도는 단순히 자극적인 표현이 아니라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인 병폐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정 갈등에 대해서도 지적했는데, "교수들이 중간 착취자가 맞다"며 "복귀한 전공의들과 다툼이 날 줄 알았는데, 감귤 정도로 놀리는 걸 보니 귀엽다"고 했다. 감귤은 의료계에서 복귀한 전공의를 조롱하는 뜻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그는 서울대, 세브란스 등 이른바 '빅5병원'을 지목하며 “움막만 있어도 환자들은 기어든다. 대리석 좀 그만 발라라"고 쓴소리를 했다. 의료 질 향상보다 외관 꾸미기에 치중한 대형병원의 관행에 대한 비판으로, 환자들은 병원 인테리어보다 진짜 치료를 원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병원장은 중증외상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다.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과 2017년 판문점 JSA(공동경비구역)를 뛰어넘어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살려내 주목받았다. 2023년 12월에는 국군대전병원장에 취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