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놈들이 해먹는 나라” 이국종, 군의관 강연서 작심 발언

2025-04-15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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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은 망했다”…'탈조선' 거론하며 거침없는 돌직구

이국종(가운데 흰 모자 쓴 남성) 국군대전병원장이 5일 대전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열린 제65기 사관생도들의 졸업 및 임관식에서 내빈들과 대화하고 있다. / 뉴스1
이국종(가운데 흰 모자 쓴 남성) 국군대전병원장이 5일 대전 국군간호사관학교에서 열린 제65기 사관생도들의 졸업 및 임관식에서 내빈들과 대화하고 있다. / 뉴스1

'아덴만의 영웅'으로 알려진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 군의관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국내 의료계에 수위를 넘나드는 작심 발언을 쏟아내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이 병원장은 전날 충북 괴산에서 열린 군의관 대상 강연에 나섰다. 강연 내용은 익명의 청중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하며 확산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강연 후기를 보면 이 병원장은 "여기 오기 싫었지만, 병원까지 찾아온 교장의 요청을 국방부에서 월급 받는 입장에서 거절할 수 없었다"며 마지못해 수락한 자리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이 병원장은 격한 어조로 국내 의료계와 의료 체계, 대형 병원 등을 질타했다.

그는 "조선 반도는 입만 터는 문과 놈들이 해 먹는 나라"라며 "서울대, 세브란스 고령 의사들과 공무원에게 평생 괴롭힘당하며 살기 싫으면 바이탈과(응급의학과·외상외과 등 생명을 다루는 과) 하지 마라"는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았다.

또 과거 외상외과에서 함께 근무했던 고(故) 윤한덕 교수를 언급하며 "평생 일했지만 바뀐 건 아무 것도 없다. 나와 함께 일한 윤 교수는 과로로 죽었다. 너희는 저렇게 되지 마라. 내 인생은 망했다"고 말했다.

국군대전병원에서 한 군의관이 미국 의사면허 시험(USMLE) 1차에 합격한 사실도 소개하며, "내가 지하창고를 독서실로 개조했다. 조선에 희망이 없으니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듯 탈조선하라"고 권하기도 했다.

이 병원장의 발언은 필수의료 분야의 열악한 현실 비판이 핵심이다. 그러나 일부 표현이 감정적이고 직설적이어서 일각에선 논란이 됐다. 하지만 이 발언들의 의도는 단순히 자극적인 표현이 아니라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인 병폐를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의정 갈등에 대해서도 지적했는데, "교수들이 중간 착취자가 맞다"며 "복귀한 전공의들과 다툼이 날 줄 알았는데, 감귤 정도로 놀리는 걸 보니 귀엽다"고 했다. 감귤은 의료계에서 복귀한 전공의를 조롱하는 뜻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그는 서울대, 세브란스 등 이른바 '빅5병원'을 지목하며 “움막만 있어도 환자들은 기어든다. 대리석 좀 그만 발라라"고 쓴소리를 했다. 의료 질 향상보다 외관 꾸미기에 치중한 대형병원의 관행에 대한 비판으로, 환자들은 병원 인테리어보다 진짜 치료를 원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 병원장은 중증외상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다.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과 2017년 판문점 JSA(공동경비구역)를 뛰어넘어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를 살려내 주목받았다. 2023년 12월에는 국군대전병원장에 취임했다.

home 안준영 기자 andrew@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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