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간송미술관, ‘아동문학가 윤복진 관련 자료’ 14건 수리·완료
2025-04-1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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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복원 후 4월 초 대구시 인계 완료

[대구=위키트리]전병수 기자=대구간송미술관은 ‘지역공헌 수리·복원 협력 및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진행된 대구시 문화유산과 소장 ‘아동문학가 윤복진 관련 자료’ 14건에 대한 수리·복원을 끝마쳤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수리·복원 대상이 된 자료들은 지난 2022년 윤복진 선생의 유족이 대구시에 기증한 기록물 중 자료의 가치와 보존 상태에 따른 수리·복원의 시급도 등을 고려한 동요곡집, 윤복진 유품 등 총 14점 14건을 선정했다.
특히 가요곡집 '물새발자옥', '동요유희집' 경우 일제강점기 동요를 통해 어린이들에게 우리말과 얼을 이어가기 위한 ‘동요운동’의 자료이자 어린이를 교육하는 교사들을 위한 교재로 활용되어 우리나라 동요사를 재조명하는 자료로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또 대구종로초등학교의 전신인 ‘희원학교의 진급증서 및 졸업증서’, ‘계성학교 졸업앨범’등은 아동문학가와 작사가로 성장하는 윤복진의 성장 과정과 함께 당시 근대 대구의 학교 설립과 운영, 학제 등을 연구할 수 있는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대구간송미술관으로 인계된 자료 14건에 대한 수리·복원은 사전 조사·분석 진행과 자료별 적합한 처리계획을 세워 유물의 상태와 보존에 가장 적합한 수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낱장 문서들은 오랜 기간 둘둘 말린 상태로 보관돼,전체적으로 변색과 산화, 꺾임과 찢김, 말림 현상이 두드러졌으며, 표면에 벌레 분비물과 오염이 산재했다. 가요곡집 물새발자옥의 경우 앞표지와 내지 일부가 분리됐고, 동요유희집은 앞표지와 뒤표지 상단부가 소실된 상태였다.
전반적으로 산성도가 높아 정제수를 활용해 습식클리닝을 진행해 산성도를 낮추는 작업을 진행했다. 찢어지고 결손이 생긴 자료들은 과학적 분석을 통해 유사한 재료를 사용하여 결손부를 메우고, 주변부와 유사한 색으로 색맞춤했다. 표지와 내지가 분리된 책은 전체를 해체해 찢어지고 지질이 약화된 부분은 보강한 후 원형과 동일한 방식으로 제본했다.
이번 수리·복원 과정을 통해 새로운 정보가 드러나기도 했다. 박태준 작곡, 윤복진 작사 가요곡집 물새발자옥 앞표지 안쪽에 부착돼 있던 가요곡집 광고지를 분리해 뒷면의 광고도 되살렸다. 물새발자옥을 통해 당대를 대표하는 근대화가 이인성과 아동문학가 윤복진의 문화적 교류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복원된 광고지는 재부착하지 않고 개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향후 전시 및 연구 등에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수리·복원 과정들은 대구간송미술관 ‘보이는 수리복원실’을 통해 관람객에게 공개됐다. 이를 통해 월북으로 잊혀진 지역 출신 아동문학가 윤복진이라는 인물을 새롭게 소개하고, 전쟁과 분단 속에서 보존된 자료와 수리·복원 과정의 중요성에 대해 관람객과 소통하는 기회가 됐다.
수리·복원을 마친 자료들은 4월 초 대구시로 인계됐다. 윤복진과 근대 대구를 기반으로 전국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친 문화예술인에 대한 연구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대구간송미술관 전인건 관장은 “앞으로도 대구간송미술관은 간송미술관이 축적한 다양한 지류문화유산에 대한 수리·복원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영남권 지류문화유산 수리복원 허브를 조성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