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8학년도 대입 '전격 개편'…모의고사, 수시 원서 접수 기간 싹 바뀐다
2025-04-15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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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학년도 대입개편에 따른 주요 변경 사항
2028학년도 대학입시부터는 수험생이 두 차례 공식 모의평가 성적표를 받은 뒤 수시 지원 대학을 결정하게 된다. 이를 위해 9월 초에 시행하던 모의평가는 8월로 앞당기고, 수시 원서접수는 모의평가 성적표가 통지된 이후로 미뤄진다.

이번 일정 조정은 수시 지원 기준이 되는 모의평가 성적 데이터를 사교육 컨설팅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조치다. 입시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확실성을 줄여 사교육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취지다.
교육부는 15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8학년도 대입 개편 관련 주요 변경 사항을 발표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새 대입 체제에 맞춰 관계 기관과 협력해 수능과 대입 전형 정보를 안내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가장 큰 변화는 모의평가와 수시 원서접수 일정이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주관하는 9월 모의평가는 8월 넷째 주나 다섯째 주로 조정되고, 수시 원서접수는 이 모의평가 성적표가 나온 이후인 9월 중순으로 늦춰진다.
그동안은 9월 모의평가 성적이 나오기 전 수시 원서접수가 시작돼 수험생들이 불완전한 정보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이 구조가 사교육 컨설팅 수요를 부추긴다고 지적해왔다. 수시와 정시가 나뉘어 있는 현행 대입 제도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돼 왔지만 별다른 개선 없이 유지돼왔다.
평가원은 해마다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를 실시한다. 수험생에게 이 시험은 단순한 연습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실제 수능과 유사한 난이도와 출제 경향을 확인할 수 있고, 수시 지원 대학을 정할 때도 주요 참고 자료가 된다.
수시는 정시와 연계돼 있어, 정시에서 합격 가능한 대학 범위를 먼저 파악한 뒤 수시 전략을 세워야 한다. 수시에 합격하면 정시 기회는 사라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정시에서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는 수능 점수를 받아도, 수시에서 합격한 대학이 있으면 정시 지원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이 때문에 수험생과 학부모는 이를 '수시 납치'라 부른다.
이러한 상황을 피하려면 정시 합격 가능성을 바탕으로 수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한다. 결국 수능 성적을 어느 정도 예측한 상태에서 수시 대학을 선택해야 하는 셈이다.
그러나 수능은 절대평가가 아니라 상대평가여서 단순히 많이 맞히는 것보다 다른 수험생보다 더 잘 맞히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재수생 등 n수생이 전체 응시자 중 30%를 차지해 예측을 더 어렵게 만든다. 두 번의 모의평가에는 이들 n수생도 포함돼 있어 수능 점수를 가늠할 수 있는 비교적 정확한 기준이 된다.
6월 모의평가는 6월 초에 시행되고 성적은 7월 초에 나온다. 9월 모의평가는 9월 초에 치러지고 성적은 10월 초에 통지된다. 하지만 수시 원서접수는 9월 초에서 중순 사이에 진행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6월 성적만 가지고 수시 전략을 세워야 했다. 실제로 더 중요한 데이터인 9월 모의평가는 가채점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가채점은 원점수만 제공하고, 수능처럼 등급이나 표준점수, 백분위와 같은 상대 지표가 포함되지 않는다. 이 점수들을 변환하고 분석하려면 전문적인 해석이 필요하고, 이 틈을 타 사교육 컨설팅이 개입한다.
사교육 업체들은 자체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적 분석과 지원 전략을 제시하며 수험생과 학부모를 유혹한다. 일정한 비용을 지불하면 보다 정교한 예측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 여유가 있는 가정일수록 사교육에 쉽게 접근하게 된다. 컨설팅을 시작하면 이후 수능과 대학별고사, 정시까지 이어지는 입시 일정 전체에 사교육 의존이 확장된다.
교육부는 8월 모의평가 성적을 바탕으로 수험생이 보다 합리적인 대입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공공 대입 상담을 확대해 사교육 없이도 입시 전략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평가원은 2028학년도 수능 개편에 따라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과목의 예시문항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2028학년도부터는 문·이과 구분 없이 동일한 시험을 치르고, 선택 과목 없이 공통 과목으로 구성된다. 이번 예시 문항은 바뀐 출제 방식과 채점 체계를 반영했다.
또 대학들은 당초 내년 4월까지 발표 예정이었던 ‘대입전형시행계획’을 올해 8월로 앞당겨 공개할 예정이다. 고교학점제가 적용된 현재 고1 학생들이 2학년 진학 전에 대입에 어떤 과목이 반영되는지 알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희망하는 수업을 선택해 이수하고, 누적된 학점으로 졸업하는 제도다. 1학년 때 공통과목을 듣고, 2학년부터는 각자의 진로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