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이후 처음…서해서 100년 만에 발견된 '대형 생선'의 정체
2025-04-1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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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체 수 크게 줄어 위기종으로 분류돼
서해에서 약 100년 만에 대형 쥐가오리(학명 Mobula mobular)가 발견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이 개체를 어민으로부터 기증받아 학술 표본으로 제작했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오늘 (15일), 전남 영광군 해역에서 조업 중이던 어민의 그물에 걸린 쥐가오리를 기증받아 표본으로 보존했다고 밝혔다. 이 쥐가오리는 몸통 너비 2.2미터, 무게 120킬로그램에 이르는 대형 개체로, 국내 연안에서도 관측 사례가 거의 없는 희귀종이다.
쥐가오리는 먹이를 따라 이동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다. 서해에서 포착된 기록은 1928년,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 학자 모리가 남긴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머리 양쪽에 난 지느러미는 마치 악마의 뿔처럼 보여 ‘악마가오리’(devil ray)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이 종은 주로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 분포하며, 1~3년에 한 마리의 새끼만 낳는 낮은 번식률로 인해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현재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에서 위기종(EN)으로 분류된다.

몸통 너비가 최대 3미터에 달하는 대형 어종으로, 표본을 제작하고 보존하는 과정도 간단하지 않다. 국내에서도 학술 목적으로 보존된 사례는 매우 드물다. 이번에 제작된 표본은 우리 해역에서의 출현을 입증하는 과학적 자료로서 학술 가치가 높다.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은 해당 표본을 활용해 쥐가오리의 형태적 특성과 생태를 분석하고, 유전자 기반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생물다양성 보전 연구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김창균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 도서생물자원연구실장은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생물 종의 분포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고 밝히며, 생물다양성 모니터링을 강화해 국가 생물자원의 체계적 보전에 힘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