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하던 주민이 무려 4마리 한꺼번에 발견... 부산 기장군에 경사 났다

2025-04-14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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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30호

부산 기장군 좌광천에서 발견된 수달. / 기장군 제공
부산 기장군 좌광천에서 발견된 수달. / 기장군 제공
부산 기장군의 도심 한복판에서 수달이 발견됐다.

14일 기장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기장군 좌광천을 따라 산책하던 주민이 수달 4마리를 목격하고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산림공원과 좌광천정원팀에 제보했다.

부산 기장군 좌광천에서 발견된 수달. / 기장군 제공
부산 기장군 좌광천에서 발견된 수달. / 기장군 제공

주민이 촬영한 영상에서 수달은 물속을 유연하게 헤엄치며 먹이를 찾는 모습을 보여줬다. 좌광천에서는 이미 병산저수지, 중앙공원 앞, 강변교 일원에서도 수달이 발견된 적이 있는 까닭에 수달의 안정적인 서식지로 자리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수달은 환경부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30호로 지정돼 보호받는 동물이다. 수달은 족제비과에 속하는 반수생 포유류다. 전 세계적으로 13종의 아종이 존재한다. 한국에 서식하는 수달은 유럽, 아시아, 북아프리카에 걸쳐 널리 분포하는 유라시안수달(Lutra lutra)이다.

국내에서는 주로 강원도 백두대간 지역부터 무등산 끝자락까지 산간 하천수계를 중심으로 서식한다. 섬진강, 거제도, 양양, 강릉, 지리산, 보성강, 진안 등지에서도 발견된다. 과거에는 전국 하천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수질 오염, 서식지 파괴, 모피를 위한 남획 등으로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했다. 전국적으로 개체 밀도가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하천 복원 사업과 보호 노력으로 개체수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으며, 서울을 제외한 전국 하천에서 점차 목격 사례가 늘고 있다.

수달은 물속 생활에 최적화된 신체 구조를 갖췄다. 몸길이는 63∼75㎝, 꼬리길이는 41∼55㎝, 몸무게는 5.8∼10㎏이다. 길고 날씬한 체형을 가졌다. 머리는 납작한 원형이고 코는 둥글며, 눈과 귀는 작아 물속에서 저항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다리는 짧고 발가락 사이에는 물갈퀴가 있어 헤엄치기에 적합하다. 척추가 유연해 물속에서 자유롭게 방향을 바꿀 수 있으며, 귀와 콧구멍을 닫아 물이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 털은 두 층으로 나뉘어 있는데, 바깥쪽은 짧고 단단한 광택 있는 털이고 안쪽은 부드럽고 조밀한 솜털로 보온과 방수 효과를 제공한다. 털 색깔은 암갈색이며 목과 몸 아래쪽은 흰색을 띤다. 주둥이 주변의 긴 수염은 감각기관 역할을 해 물고기의 움직임을 감지하며 사냥에 도움을 준다.

수달은 하천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다. 주로 물고기를 먹는다. 전체 식이의 80% 이상이 어류지만 서식 환경에 따라 양서류, 갑각류, 조류, 파충류도 먹는다. 활동량이 많아 하루에 체중의 10% 이상을 섭취해야 한다. 사냥은 주로 야간에 하지만 낮에도 활동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된다. 먹이를 찾는 과정에서 넓은 범위를 이동하며, 암컷은 약 7km, 수컷은 약 15km의 세력권을 가진다. 강가의 바위나 모래 위에 배설하며, 비릿한 냄새와 물고기 뼈가 섞인 배설물로 영역을 표시한다.

번식기는 12월이다. 물속에서 교미가 이뤄진다. 임신 기간은 63~70일이며, 한 배에 2~4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암수 모두 새끼를 키우며, 새끼는 약 1년간 부모와 함께 수영과 사냥 기술을 배운 뒤 독립한다. 야생에서의 평균 수명은 약 10년이지만, 사육 환경에서는 22년까지 생존하기도 한다. 수달의 지능은 개와 비슷한 수준이다. 훈련이 가능할 정도로 높다. 테마파크에서 수달이 훈련사를 따르는 모습이 종종 관찰되기도 한다. 하지만 너무 어릴 때 구조돼 사람에 익숙해지면 야생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수달은 깨끗한 물에서 주로 서식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행동 반경이 넓어 1급수뿐 아니라 4급수에서도 생존 가능하다. 다만 오염된 물에서 장기적으로 생활하면 중금속 중독이나 기형 같은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수달은 수생태계의 건강성을 판단하는 지표종이다. 이들이 서식하는 하천은 생물 다양성이 풍부하고 환경이 양호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하천 오염, 서식지 파괴, 어망에 의한 폐사, 상업 어업과의 충돌 등으로 여전히 위협받고 있다. 과거에는 보온과 방수력이 뛰어난 모피를 노린 밀렵으로 개체수가 급감했지만, 보호 조치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수달이 발견된 좌광천은 기장군의 대표적인 도심 생태하천이다. 맑은 수질과 풍부한 생태 자원을 자랑한다. 수달 외에도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하며, 기장군은 이를 활용해 좌광천 일원을 지방정원으로 등록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종복 기장군수는 “주민들의 노력으로 하천이 깨끗해져 수달이 찾아왔다”며 “수달 서식지를 보호하고 좌광천 정원을 더 아름답게 가꿔 나가겠다”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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