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챔피언인데… 내년 동계 올림픽 참가 불발된 한국 '쇼트트랙 간판' 선수
2025-04-14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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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선발전서 종합 11위로 올림픽 출전 불발
남자 쇼트트랙 세계 챔피언 출신 박지원(29·서울시청)이 끝내 올림픽 출전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출전을 노렸지만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또 한 번 고배를 마셨다.

지난 13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26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박지원은 종합 11위에 그쳤다. 상위 8위까지만 대표 자격이 주어지는 만큼 올림픽 개인 종목 출전 기회도 사라졌다.
박지원은 세계선수권 금메달 3개, 사대륙선수권 금메달 5개, 월드투어 종합 우승 3회. 지난 2월 하얼빈 아시안게임에서는 1500m와 혼성 2000m 계주에서 2관왕에 오르며 여전히 건재함을 과시했지만 정작 올림픽과는 끝내 인연을 맺지 못했다.
박지원은 태극마크를 처음 달았던 2015~16시즌부터 국제 대회에서 꾸준히 두각을 나타냈다. 그러나 2018 평창, 2022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선발전에서 연이어 탈락했고 이번이 세 번째 불발이다.
절호의 기회도 있었다. 지난 3월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개인 메달만 따냈어도 자동 선발 자격이 주어졌지만 단체전 계주 동메달에 그치며 또 한 번 기회를 놓쳤다.
앞서 박지원은 선발전을 앞두고 “간절하지만, 간절해선 안 된다”고 말하며 심리적 부담을 털어내려 했지만 결국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지원의 빈자리는 2007년생 임종언(노원고)이 채웠다. 선발전 종합 1위에 오른 임종언은 새로운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2위는 박지원과 오랜 경쟁을 이어온 황대헌(강원도청), 3위는 신동민(고려대)이 차지했다. 이정민, 이준서(성남시청), 김태성(화성시청), 홍경환(고양시청), 김건우(스포츠토토)도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다.
장성우(화성시청)는 부상 여파를 극복하지 못하고 최종 승선에 실패했다.
여자부는 김길리가 확실한 기량을 증명했다. 여자 1000m 결승 5위에 그쳤지만 꾸준한 성적을 쌓으며 랭킹 포인트 128점으로 선발전 종합 1위를 기록했다. 종합 2위 노도희도 69점을 기록하며 안정적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최민정은 이미 앞서 열린 2025 세계선수권 금메달로 자동 국가대표 자격을 확보한 상태다. 때문에 여자부는 남자부보다 한 명 적은 인원이 선발됐다.
남녀 각각 상위 3명에게는 올림픽 개인 종목 출전권이 주어진다. 남자부에서는 임종언, 황대헌, 신동민이, 여자부에서는 김길리, 노도희가 내년 동계올림픽 개인전 무대에 서게 된다.
남자부 4위 이정민과 5위 이준서, 여자부 3위 이소연(스포츠토토)과 4위 심석희(서울시청)는 계주 대표로 활약한다.
이 밖에 남자부 6~8위 김태성, 홍경환, 김건우와 여자부 5~7위 서휘민(성남시청), 최지현, 노아름(전북도청)은 국가대표 후보군으로 분류됐다.
쇼트트랙 세대교체가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림픽을 향한 젊은 선수들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다.
세계 정상에 올랐지만 끝내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한 박지원의 아쉬움과는 별개로 한국 쇼트트랙은 또 한 번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