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교수들 공식입장 발표 “중학교-고등학교 통합 필요”

2025-04-14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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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교수회 “수능도 3, 4회 보게 해야”

고등학교 모의교사 자료사진. / 뉴스1
고등학교 모의교사 자료사진. / 뉴스1

서울대학교 교수들의 자치 단체인 서울대 교수회가 중고교 통합과 대학수학능력시험 중복 응시 등을 포함한 교육 개혁안을 14일 발표했다. 서울대 교수회가 우리나라 교육 정책 개혁안을 발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교수회는 이날 공개한 '대한민국 교육개혁 제안'에서 유·청소년 교육 개혁을 위해 중·고등학교 학제를 '중등학교 6년제'로 통합하는 안을 제시했다. 교수회는 "성격과 인성이 형성되는 초등 6년 과정에선 소양 교육을, 중등 6년 과정은 기초 교육과 적성 탐색을 위한 커리큘럼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수회는 대입 과정에서 학생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1년에 수능 시험을 3∼4회씩 보고 최고 점수 혹은 점수의 평균치를 입시에 반영하는 방안도 제안했다. 미국 SAT처럼 수험생이 시험을 여러 번 치를 수 있게 해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고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교수회는 실수를 만회하기 어려운 현행 입시 제도의 한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직 적성을 파악하지 못한 학생을 위해 무전공(자유전공) 입학을 확대해야 한다고도 밝혔다. 교수회는 학과 단위보다 넓은 계열 단위로 학생을 선발한 뒤 전공을 고르게 하는 ‘광역 선발’이 적절하다고 제안하며, 이를 위해서는 교육부가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모집 단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서울대는 무전공 입학 인원을 전체 입학 정원의 약 15%(400명)까지 확대하려 했으나 연기된 바 있다.

교수회는 또 서울대와 지방 거점 국립대 간 공동 학위제 활성화를 제안했다. 지방 거점 국립대가 서울대와 지도 교수, 전공 수업 등을 공유하며 학생들이 ‘공동 졸업장’을 받을 수 있게 하자는 것이다. 지난해 서울대는 경상국립대와 공동 학위제를 추진했지만 차질을 빚어 보완에 나선 바 있다. 교수회는 대학 간 교육-연구 인프라 차이를 극복하는 공동 지도 교수제, 연구 인프라 공동 활용 등이 선행되면 공동 학위제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는 복수의 국립대와 공동 학위제 추진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회는 "의정 갈등, 인구 소멸 문제, 양극화, 사교육 문제는 단편적인 대책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며 "교육 체계를 근본부터 다시 세우도록 정부와 국민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교수회는 개혁안을 토대로 서울대 본부, 교육부, 각 시도 교육청과 정책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각 정당의 대선 주자들에게도 전달해 공약으로 논의될 수 있게 한다.

서울대 교수회는 1960년 창립된 서울대 전체 교수들의 자치단체다. 현재 2300여 명이 속해 있다. 교수회가 교육 개혁 방안을 마련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이번 개혁안이 한국 교육 개혁 논의의 마중물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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