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 지우니... 김문수 지지율, 18%서 30%로 껑충
2025-04-1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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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지지율도 46%서 69%로 급상승
‘역선택’ 요소를 배제하자 조기대선 구도가 보다 뚜렷하게 드러났다. 각 당의 지지층과 무당층을 중심으로 대선 후보 적합도를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전 대표가, 국민의힘에서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가장 높은 지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일보는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10일부터 11일까지 실시한 전국 단위 여론조사의 결과를 13일 인터넷판으로 소개했다. 이번 조사는 무작위로 추출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통해 만 18세 이상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응답률은 13.3%, 접촉률은 37.3%,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조사 결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누가 적절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이재명 전 대표가 46%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5%로 그 뒤를 이었고, 김두관 전 의원이 5%,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4%로 각각 조사됐다.
그렇다면 역선택을 지우면 어떻게 될까. 역선택을 지운다는 것은 다른 정당 지지자들이 의도적으로 약한 후보를 밀어주는 행위를 막기 위해 조사 대상을 특정 정당 지지층과 무당층으로만 한정하는 것을 뜻한다. 이를 통해 실제 경선 참여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의 의견만 반영되게 된다. 결국 더 정확하게 각 당 지지층 내에서 누가 진짜 유력 후보인지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응답 대상을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으로 좁히자 이 전 대표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다. 이 전 대표는 69%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고, 김동연 지사는 6%에 그쳤다. 양자 간 격차는 무려 63%포인트로 벌어졌으며, 김두관 전 의원과 김경수 전 지사도 각각 3%, 2%로 지지율이 더 낮아졌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확인된 이 전 대표에 대한 강한 당심의 재확인으로 해석된다. 특히 최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사법리스크’를 상당 부분 털어낸 것이 지지층 결집에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선 더욱 극적인 결과가 도출됐다. ‘국민의힘의 대통령 후보로 누구를 가장 적절하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18%로 1위를 차지했다. 이날 경선 룰에 반발하며 불출마 의사를 밝힌 유승민 전 의원이 14%로 뒤를 이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11%, 홍준표 전 대구시장과 안철수 의원은 각각 10%의 지지를 받았다.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만을 대상으로 좁히자 결과는 극적으로 달라졌다. 김문수 전 장관은 30%로 지지율이 크게 상승한 반면 유승민 전 의원은 3%로 급락했다. 안철수 의원도 7%로 하락했다. 반면 한동훈 전 대표와 홍준표 전 시장은 각각 14%를 기록하며 상승했다.
이 같은 흐름은 유 전 의원이 과거 보수 진영 내에서 '배신자' 프레임에 갇혀 있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와 관련해 당 주류와 다른 입장을 취한 안 의원이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외면받은 결과로 해석된다. 당심과 여론의 괴리가 극명하게 확인된 셈이다. 유 전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은 이 같은 현실이 반영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조사 결과는 조기대선 정국에서의 각 정당 내 유력 주자 구도와, 실제 경선에서 누가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 양당 모두에서 당심이 일정한 방향으로 쏠려 있음이 확인됐으며, ‘역선택 방지 장치’가 도입된 경선 방식을 염두에 두고 분석할 때 이 같은 결과가 실제 후보 확정 과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해당 여론조사의 세부 내용과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