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사·SEC, 법적 소송 중단 공동 신청서 제출... “오는 16일 마침표 찍을 확률 90%”

2025-04-1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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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이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음을 암시하는 조치로 판단돼

2020년 12월부터 시작된 리플(Ripple)사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의 장기 법적 다툼이 마침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및     리플(Ripple)사 로고 / Koshiro K-shutterstock.com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및 리플(Ripple)사 로고 / Koshiro K-shutterstock.com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시장 역사상 가장 주목받은 법적 분쟁 가운데 하나였던 이번 사건은 XRP의 법적 지위는 물론, 미국 내 디지털 자산 규제 전반에 걸쳐 큰 영향을 끼쳐왔다.

크립토슬레이트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이하 미국 시각) 리플사와 SEC는 각각의 항소 절차를 일시 중단하자는 공동 신청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이는 양측이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음을 암시하는 조치로 판단, 오는 16일 이 긴 소송의 종지부를 찍는 날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소송의 핵심은 XRP가 증권인지, 아니면 통화로 간주돼야 하는지에 대한 해석 차이에서 비롯됐다. SEC는 리플이 XRP를 등록하지 않은 증권으로 판매했다고 주장했지만, 리플은 XRP는 통화에 해당하며 증권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맞서 왔다. 이러한 논쟁은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디지털 자산 전반에 대한 규제 기준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으로 여겨져 왔다.

아날리사 토레스 판사는 2023년 7월 리플사에 부분적으로 유리한 판결을 내렸다. XRP가 일반 투자자에게 공개 시장에서 판매된 경우에는 증권법 위반이 아니라고 판단한 반면, 기관 투자자에게 판매된 경우에는 증권에 해당한다고 했다. 이 혼합된 판결은 양측의 항소로 이어졌고, 결국 오늘날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AI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AI 이미지

법률 전문가 프레드 리스폴리(Fred Rispoli)는 자신의 X 계정을 통해 "리플사와 SEC 간의 합의 또는 항소 철회가 오는 16일 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90%에 달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리플사가 더 이상 기한 연장을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소송이 우호적인 방식으로 마무리된다면, 미국 내 가상화폐 규제 지형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구시대적 기준으로 평가받는 1946년 하위(Howey) 테스트를 대체할 새로운 디지털 자산 분류 기준이 마련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XRP뿐 아니라 다른 암호화폐 프로젝트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기관 투자자들의 시장 참여를 유도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리플사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사업 확장을 멈추지 않았다. 지난 3월에는 12억 5000만 달러에 히든로드(Hidden Road)를 인수하며 다자산 프라임 브로커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해당 인수는 리플사가 단순한 블록체인 결제 기업을 넘어 글로벌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XRP의 중앙 집중성 문제는 여전히 논란거리다. 사전 채굴된 구조와 리플 랩스의 지분 통제는 탈중앙화 원칙과 충돌한다는 지적도 있다.

대표적인 비트코인 옹호자이자 캐슬 아일랜드 벤처스(Castle Island Ventures)의 파트너인 닉 카터(Nic Carter)는 "XRP는 진정한 의미의 암호화폐가 아니다. 단 하나의 엔터티가 유지하는 데이터베이스 위에서 작동하는 토큰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SEC의 새로운 의장으로 내정된 폴 앳킨스(Paul Atkins)가 디지털 자산과 혁신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해당 사건의 결과는 미국 내 암호화폐 규제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또한, 리플사가 유리한 조건으로 합의를 이끌어낸다면 현재 진행 중인 다른 암호화폐 기업들의 법적 분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한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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