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 17.9% 치솟았다...2025 최고 시청률 찍고 종영한 '한국 드라마'
2025-04-13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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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최종회 수도권 15.7%, 전국 15.4% 시청률 기록, '자체 최고치 경신'
순간 최고 시청률 17.9% 돌파하며 올해 미니시리즈 1위 찍은 한국 드라마
2025년 상반기, 단 하나의 드라마가 시청률 곡선을 거침없이 그리며 안방극장 시청률 왕좌에 우뚝 올랐다. 최종회에서 순간 시청률 17.9%를 찍으며 올해 미니시리즈 시청률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방송 시작 당시와 비교하면 3배 가까운 수직 상승이다.

정체는 바로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극본 이명희/연출 진창규/제작 스튜디오S, 에이투지엔터테인먼트, 푸르미르공작소)이다. 박형식과 허준호의 투톱 체제와 이명희 작가 특유의 정교한 서사, 진창규 감독의 밀도 높은 연출이 결합되며 시청률의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 2월 21일 첫 방송된 ‘보물섬’은 6.1%(전국 기준) 시청률로 출발했다. 비교적 조용한 시작이었지만, 4회 만에 두 자릿수인 10.2%를 돌파했고, 6회부터 최종회까지는 전 구간 두 자릿수를 유지했다.
결국 13일 방송된 최종회는 수도권 15.7%, 전국 15.4%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치를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17.9%까지 치솟았다. 광고 주요 타깃인 2049 시청률 역시 4.0%를 기록, 동시간대는 물론 한 주간 전체 프로그램 1위에 오르며 압도적인 지표를 남겼다. 이 수치는 2025년 상반기 국내에서 방송된 모든 미니시리즈 중 단연 최고 기록이다.
‘보물섬’은 정치 비자금 2조 원을 해킹한 대기업 대외협력팀장 서동주(박형식)가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절대 권력 염장선(허준호)과 맞서며 펼치는 '인생 풀베팅 복수극'이다. 단순한 선악 대결이 아닌, 권력과 욕망, 그리고 인간의 탐욕을 날카롭게 파고든 이 드라마는 복수극의 클래식한 틀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정비하며 시청자의 체류 시간을 확장시켰다.
시청률 전문가들은 이 작품의 성공 요인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 서사 구조의 리듬감이다. 복수의 전개와 반전 타이밍이 정확히 맞물리며 시청자의 피로도를 낮췄다. 둘째, 연기 앙상블의 밀도다. 박형식과 허준호의 이질적이면서도 폭발적인 호흡은 극의 중심을 묵직하게 지탱했다. 셋째, 장르적 문법의 세련된 변형이다. 트렌디한 연출이 고전적인 복수 서사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명희 작가는 ‘돈꽃’에서 보여준 치밀한 인물 설계와 감정선 운영을 ‘보물섬’에도 그대로 이식했고, 진창규 감독은 ‘군검사 도베르만’에서 입증된 속도감 있는 연출력으로 그 서사를 효과적으로 구현해냈다. 복수를 자극적 소비로 휘발시키지 않고, 캐릭터 중심의 서사로 설계한 점이 시청률 상승의 핵심 원동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시청률 곡선을 끌어올린 주요 변수다. 박형식은 대산그룹 실세 서동주 역을 통해 냉철함과 절박함이 공존하는 복합적인 감정선을 디테일하게 그려냈다. 허준호는 국가정보원장 출신이자 킹메이커인 염장선 역을 맡아 절제된 폭력성과 고요한 공포를 전하며 역대급 악역 캐릭터를 완성시켰다.
최종회에서는 서동주가 염장선을 향한 복수를 완수하지만, 그 결말은 통쾌함보다 허무와 씁쓸함을 남겼다. 복수는 완결됐지만, 새로운 욕망의 고리가 형성되며 인간 본성에 대한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이는 시청률이라는 수치 너머로, '보물섬'이 가진 서사의 밀도를 증명한 장면이기도 하다.

조연진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이해영, 김정난, 우현, 도지원, 홍수현, 신예 홍화연까지 세대와 색깔이 다른 배우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드라마의 중심을 탄탄하게 받쳤다. 특히 홍화연은 신인답지 않은 존재감으로 기대주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는다.
결과적으로 ‘보물섬’은 대본, 연출, 연기라는 드라마의 3요소가 고르게 결합한 성공 사례로 남게 됐다. 정통 복수극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시대적 감수성을 입혀 남녀노소 모두가 몰입할 수 있는 서사를 완성했다. ‘보물섬’은 그렇게 숫자와 완성도를 동시에 잡아낸 2025년 상반기 최고 흥행작이자, 복수극의 새로운 흥행 공식을 제시한 작품으로 기록될 것이다.
한편, ‘보물섬’ 후속으로는 SBS 새 금토드라마 '귀궁'(극본 윤수정, 연출 윤성식)이 시청자들을 찾는다. 영매의 운명을 거부하는 무녀 여리와 여리의 첫사랑 윤갑의 몸에 갇힌 이무기 강철이가 왕가에 원한을 품은 팔척귀에 맞닥뜨리며 몸과 혼이 단단히 꼬여버리는 육신 쟁탈 판타지 로코물이다. 육성재(윤갑/강철이 역), 김지연(여리 역), 김지훈(이정 역)이 호흡을 맞춘다. ‘귀궁’은 오는 18일 첫 방송된다.

※ SBS 금토드라마 '보물섬' 시청률 추이 (닐슨코리아 제공, 전국 기준)
-1회(02.21) 6.1%
-2회(02.22) 8.1%
-3회(02.28) 8.8%
-4회(03.01) 10.2%
-5회(03.07) 9.2%
-6회(03.08) 11.2%
-7회(03.14) 10.9%
-8회(03.15) 12.3%
-9회(03.21) 12.2%
-10회(03.22) 13.1%
-11회(03.28) 11.7%
-12회(03.29) 12.7%
-13회(04.04) 13.4%
-14회(04.05) 14.6%
-15회(04.11) 13.4%
-16회(04.12) 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