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비트코인이 미·중 무역 긴장 고조에도 빠르게 반등할 수 있었던 합리적인 이유

2025-04-13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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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때보다 훨씬 낮은 변동성

최근 몇 주간 글로벌 거시경제 변화가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비트코인(BTC) 가격도 큰 폭의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시장 변동성은 과거 코로나19 사태나 FTX 붕괴 때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이는 비트코인이 점차 성숙한 자산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비트코인 로고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미지 / Victor Sanchez G-shutterstock.com
암호화폐(가상자산·코인) 비트코인 로고 및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이미지 / Victor Sanchez G-shutterstock.com

비트코이니스트 등에 따르면 지난주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무역 관세를 발표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고, 비트코인 가격은 7만 4000달러 선까지 떨어졌다.

지난 10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대한 관세를 보류하면서 다시 8만 5000달러를 회복했다. 비트코인은 13일(한국 시각) 정오 기준 전일 대비 2.86% 상승한 8만 50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가격이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모습은 여전히 가상화폐 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리서치 총괄 훌리오 모레노(Julio Moreno)는 현 상황의 변동성이 과거 주요 사건들에 비해 훨씬 낮다고 분석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공유하며 비트코인의 '인트라위크 레인지(Intraweek Range)' 지표가 그 근거라고 밝혔다. 이 지표는 한 주 동안의 비트코인 평균 가격 변동 폭을 백분율로 나타내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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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에 따르면 2020년 4월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붕괴 당시 해당 지표는 사상 최고치인 72%까지 치솟았다. 테라루나(Terra Luna) 생태계 붕괴가 있었던 2022년 5월에는 49%, FTX 거래소 파산과 실리콘밸리은행(SVB) 뱅크런이 발생한 2022년 말~2023년 초에는 각각 31% 수준이었다.

이에 비해 현재 미·중 무역 갈등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비트코인의 인트라위크 레인지는 8%~21% 사이에 머물고 있다. 이는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줄었다는 뜻이며, 시장 참여자들이 과거보다 더 안정적인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모레노는 이러한 현상을 비트코인 시장의 구조적 성숙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관투자자들의 유입과 장기 보유자의 증가가 시장을 더욱 안정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기업과 기관들이 비트코인을 고위험 자산이 아닌, 거시경제 불확실성에 대비한 '헤지 수단'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점이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비트코인이 단순한 투기성 자산에서 벗어나,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하나의 안정된 투자 자산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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