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kg에 무려 4000만원까지 나간 적도... 한국에서 금만큼 비싼 물고기

2025-04-13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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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중의 황금’으로 불릴 만큼 고가에 거래되는 한국 물고기

실뱀장어 불법 포획용 그물. / 충남도 제공
실뱀장어 불법 포획용 그물. / 충남도 제공

정부가 실뱀장어 불법 포획을 집중 단속한다.

해양수산부는 다음달 한 달 동안 어류 산란기를 맞아 전국 단위의 불법 어업 합동 단속에 들어간다. 이번 단속은 해양수산부 어업관리단을 중심으로 해양경찰청, 지방자치단체, 수협중앙회, 수산자원공단 등이 참여하며, 동해·서해·남해 해역별 특성에 맞춰 조업 행태를 집중 점검한다.

동해안에서는 암컷 대게 불법 포획과 유통, 대형 어선들의 조업 금지 구역 침범, 그리고 어선 위치 발신 장치 미작동 사례가 주요 단속 대상이다. 서해안에서는 어구 사용량 초과와 함께 무허가 어선이 실뱀장어를 불법 포획하는 행위를 단속하며, 남해안에서는 총허용어획량(TAC)을 초과한 어업 행위와 금어기 어획물 유통 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실뱀장어는 뱀장어의 어린 개체다. 투명하고 가늘고 크기는 손가락 길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주로 양식용으로 쓰이는 실뱀장어는 전량 자연에서 잡아들여야 하기에 생존율이 낮고 포획량도 제한적이다. 이로 인해 실뱀장어는 ‘수중의 황금’으로 불릴 만큼 고가에 거래된다. 한 마리당 수천 원, 1kg당 수천만원에 이른다. 실뱀장어 거래자들 속에서 '금보다 비싸다' '자동차만큼 비싸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실제로 10여년 전엔 1kg에 무려 4000만원에 이르기도 했다. 특히 중국과 일본에서도 수요가 높아 국제적으로도 밀반출 시도가 빈번한 품목이다. 가격이 떨어졌다곤 하지만 지금도 마리당 2000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실뱀장어 / '쇼오츠' 유튜브 영상 캡처
실뱀장어 / '쇼오츠' 유튜브 영상 캡처

실뱀장어는 주로 연안 하구 지역, 강 하류에서 포획된다. 얕은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에서 밤에 잡히히며, 조류의 흐름과 달빛, 수온 등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뱀장어는 바다에서 태어나 강으로 올라가 성장한 뒤 다시 바다로 돌아가 산란하는 회유성 어류다. 그만큼 산란기인 봄철엔 이동이 활발해지기에 이 시기에 맞춰 실뱀장어 포획도 이뤄진다.

실뱀장어를 잡으려면 어업허가를 받고 정해진 구역에서만 조업해야 한다. 이를 어기거나 불법으로 포획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한다. 불법으로 잡은 실뱀장어를 유통하면 2년 이하 징역, 2000만원 이하 벌금을 받게 된다.

포획된 실뱀장어는 곧바로 산 채로 양식장으로 옮겨진다. 이때 수조의 수온과 염도, 산소 농도를 정밀하게 조절하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폐사율이 급격히 높아진다. 양식장에서는 실뱀장어가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어두운 환경을 조성하고, 초기에는 먹이를 천천히 제공하며 환경에 적응하게 한다. 이후엔 단백질 함량이 높은 사료를 제공하며 수온과 수질을 꾸준히 관리해 1~2년간 키워 30~50cm 크기의 성체 뱀장어로 키운다.

야생의 뱀장어는 주로 한국과 일본, 대만, 필리핀 등 동아시아 해역에서 서식하며, 동중국해와 필리핀 동쪽 마리아나 해구 부근이 주요 산란지로 알려져 있다. 뱀장어는 회귀성 어종이다. 민물에서 살다가 성체가 되면 다시 먼 바다의 산란지로 돌아가 알을 낳고 생을 마감한다. 이처럼 독특한 생태를 지닌 탓에 인공 부화 기술이 완벽하게 개발되지 못했고, 현재의 양식 산업은 대부분 자연산 실뱀장어 채집에 의존하고 있다.

뱀장어는 한식과 일식에서 모두 고급 식재료로 꼽힌다. 한국 대표 요리는 장어구이다. 숯불에 간장 양념을 발라 구운 장어는 여름철 보양 음식으로 인기가 높다. 일본에서는 '우나기'라 불리며, 간장과 미림, 설탕을 섞은 소스로 조리한 '가바야키' 방식이 널리 알려져 있다. 밥 위에 구운 장어를 얹어 먹는 우나기동은 일본 여름철 대표 요리로, 일본 전체 실뱀장어 수요의 대부분이 이 요리에 쓰인다. 중국에서도 튀김이나 조림, 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조리돼 고급 요리로 소비된다.

뱀장어 / 연합뉴스
뱀장어 / 연합뉴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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