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주하는 이재명을 누가 막을 수 있을까' 골치 아픈 국민의힘

2025-04-1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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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후보 북적이지만... 뚜렷한 이재명 대항마가 없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뉴스1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뉴스1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다수 후보로 북적이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다만 뚜렷한 선두 주자가 없어 낮은 지지율을 돌파할 전략을 찾느라 고심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중진 의원, 전직 당대표, 광역단체장 등 다양한 인물이 출사표를 던졌지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의 독주를 막을 강력한 대항마가 아직 없는 상황이다.

한국갤럽이 8~10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예비후보는 3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국민의힘에서는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9%로 가장 높았다. 이 예비후보와의 격차가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를 훌쩍 넘는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7%), 한동훈 전 대표(6%), 개혁신당 이준석 예비후보(4%),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2%) 등 범보수 진영 인사들의 지지율을 모두 더해도 이 예비후보에게 미치지 못했다. 당 지지율도 직전 조사 대비 5%포인트 하락하며 28%에 머물렀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이후 여론의 충격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당내에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반전 카드’로 거론되고 있지만 기대감은 높지 않다. 한 권한대행은 한국갤럽 조사에서 처음으로 차기 지도자 후보로 이름을 올렸지만 지지율이 2%에 그쳤다. 한 권한대행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아직은 높지 않다는 점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드러났다. 국민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한 권한대행만의 정치적 리더십, 비전, 스토리를 보여줄 기회가 제한적이었다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경선 과정을 통해 분위기를 반전할 수 있다고 본다. 이재명 예비후보의 판인 민주당과 달리 경선이 본격화하면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해져 국민 관심이 집중되고 지지율도 따라올 수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경선 흥행을 위해 ‘컨벤션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세웠다. 단계별 컷오프, 1차 경선에서 일반 국민 여론조사 100% 반영, 최종 2강 대결 구도 등을 도입해 긴장감을 높였다. 후보 토론회에는 ‘MBTI 자기소개’나 ‘밸런스 게임’ 같은 가벼운 형식도 포함해 젊은 층의 관심을 끌려 한다.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조기 대선의 불리한 구도를 쉽게 극복할 수 없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것이 사실이다. 윤 전 대통령 파면의 후유증이 여전히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기존 주자들의 낮은 지지율도 부담이다. 김문수 전 장관은 노동정책 전문성을 내세우지만, 대중적 호소력이 다소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준표 전 시장은 강렬한 이미지로 보수층을 공략하고 있지만 아직은 전국으로 지지세를 확장하지 못하고 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당내 개혁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으나 윤 전 대통령 파면 후 뚜렷한 존재감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다.

한덕수 권한대행을 둘러싼 출마 논란도 뜨겁다. 경선 후보 등록 마감이 다가오며 당내 일각에서 한 권한대행의 등판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한 권한대행의 안정감 있는 리더십이 혼란을 수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한 권한대행이 나서면 민주당이 짜는 ‘윤석열 아바타’ ‘내란수괴 대행’ 프레임에 갇힐 위험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은 경선 일정을 빠르게 정리하며 돌파구를 모색한다. 이달 말 1차 경선을 거쳐 다음달 초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 윤 전 대통령 파면의 여파와 이재명 예비후보의 견고한 지지율을 뚫고 국민의힘이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글에서 언급한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통해 전화 인터뷰로 진행됐다. 접촉률은 38.2%, 응답률은 14.9%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서 확인할 수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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