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뛰어넘을 듯... 개봉하자마자 엄청난 돌풍 일으킨 한국영화

2025-04-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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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애니 '예수의 생애' 북미에서 돌풍
'북미서 2624억 이상 벌 수 있다' 예측도

‘예수의 생애(The King of Kings)'
‘예수의 생애(The King of Kings)'
한국 제작사와 영화인들이 만든 애니메이션 ‘예수의 생애(The King of Kings)’가 북미 개봉 첫날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며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12일(현지시각) 영화흥행 집계사이트에 따르면, 전날 북미 3200개 극장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하루 만에 701만275달러(약 100억원)의 티켓 매출을 기록했다. 개봉 첫 주말 수입은 약 1800만달러(약 257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생충'의 북미 성적을 뛰어넘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예수의 생애(The King of Kings)'
‘예수의 생애(The King of Kings)'

이 영화는 동명의 비디오 게임을 원작으로 한 ‘마인크래프트 무비’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를 차지했다. 한국 애니메이션이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의 신작 ‘아마추어’(4위, 520만달러)와 ‘드롭’(5위, 480만달러)을 제치고 이 같은 성적을 낸 건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특히 오는 20일 부활절을 앞두고 기독교 관련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흥행세가 더 강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부활절 시즌을 겨냥한 가족 관객들의 호응이 매출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예수의 생애’는 한국의 모팩 스튜디오가 제작한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이다. 모팩의 장성호 대표가 연출, 각본, 제작을 맡았고, 김우형 촬영감독이 제작에 참여했다.

‘예수의 생애’는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가 자녀들을 위해 쓴 ‘우리 주님의 생애’를 각색한 작품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부터 십자가 처형, 부활까지의 여정을 어린이와 가족 관객의 시선에서 풀어냈다. 이야기는 예수의 제자인 베드로의 어린 아들 요한의 관점에서 진행된다. 요한은 아버지를 따라 예수의 행적을 지켜보며 그의 가르침과 기적을 경험한다. 영화는 예수가 세례자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12제자를 모으며, 병자를 치유하고, 물 위를 걷는 장면 등을 생동감 있게 담았다. 마지막엔 예수의 십자가 처형과 부활로 이어지는 감동적인 클라이맥스를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서구권 관객에게 익숙한 성경 이야기를 바탕으로 보편적인 감동을 끌어내며 가족 단위 관객을 공략했다.

‘예수의 생애(The King of Kings)' 공식 트레일러

영화의 몰입감을 더한 건 할리우드 스타들의 목소리 연기다. 오스카 아이작이 예수 역을, 피어스 브로스넌이 헤로데 왕 역을, 케니스 브레너가 베드로 역을, 우마 서먼이 마리아 역을, 마크 해밀이 유다 역을 맡았다. 이들의 연기는 캐릭터에 깊이를 더하며 영화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특히 오스카 아이작의 따뜻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는 예수의 인간적 면모와 신성을 조화롭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3D 애니메이션의 화려한 비주얼도 주목받았다. 예루살렘의 거리, 갈릴리 바다, 성전의 웅장함을 구현한 배경은 관객을 1세기 팔레스타인으로 끌어들였다. 제작진은 역사적 고증을 위해 이스라엘 현지 답사와 고고학 자료를 참고해 디테일을 살렸다.

북미 배급을 맡은 에인절 스튜디오는 이번 흥행의 숨은 주역으로 떠올랐다. 이 소형 독립 배급사는 2023년 저예산 스릴러 ‘사운드 오브 프리덤’으로 북미에서 1억8400만달러(약 2624억원)를 벌어들이며 업계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570만달러의 제작비로 놀라운 수익을 냈다. 에인절 스튜디오는 가족과 신앙을 테마로 한 콘텐츠의 잠재력을 입증했다. ‘예수의 생애’는 이 기록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영화 중 북미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다. 5400만달러(약 770억원)를 벌어들였다. ‘기생충’의 북미 개봉 첫 주 38만달러(약 5억4000만원)를 벌어들였다. 차츰 개봉관을 확대해 큰 성적을 거뒀다.

에인절은 ‘예수의 생애’를 위해 가족 관객을 겨냥한 ‘키즈 고 프리’ 이벤트를 벌이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키즈 고 프리’ 이벤트는 어른 1명 티켓 구매 시 어린이 1명에게 무료 티켓을 제공하는 프로모션이다. 일부 극장에서는 부활절을 기념해 교회 단체 관람을 유도하는 패키지도 운영했다.

영화는 관객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장 설문조사에서 최고 등급인 ‘A+’를 받으며 입소문 흥행의 발판을 마련했다. 관객들은 “어린이와 함께 보기에 완벽한 영화”라며 “감동적이면서도 교훈적”이라고 호평했다. 특히 애니메이션 형식이 잔혹한 장면을 부드럽게 처리해 전 연령대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는 반응이 많았다. X에서는 “예수의 생애를 이렇게 아름답게 담아낸 애니메이션은 처음”이라거나 “가족과 함께 울고 웃었다”는 게시물이 이어졌다.

‘예수의 생애’를 만든 모팩 스튜디오는 한국 CG·VFX 업계의 선두주자다. 장성호 대표는 20년 넘게 CG와 시각효과 분야에서 활동하며 한국 영화와 드라마의 기술적 기반을 다져왔다. 모팩은 영화 ‘해운대’의 쓰나미 장면, ‘명량’의 해전 시퀀스, 드라마 ‘태왕사신기’와 ‘별에서 온 그대’의 판타지 효과를 구현했다. 해외 프로젝트로는 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의 전투 장면도 작업했다. 이번 애니메이션은 모팩이 처음으로 독립적인 극장용 장편을 제작한 사례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줬다.

흥행 돌풍은 북미를 넘어 글로벌 시장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캐나다, 호주에서도 개봉이 확정됐고, 라틴아메리카와 유럽 일부 지역에서도 배급 논의가 진행 중이다. 제작비 2500만달러로 시작한 이 영화는 이미 개봉 첫 주말에 절반 이상을 회수하며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업계는 이 영화가 부활절 시즌을 지나 다음달까지 꾸준히 관객을 모을 것으로 내다본다.

영화 '기생충'
영화 '기생충'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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