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270억이 저렴해 보일 정도... 미국이 놀라는 중인 한국선수
2025-04-13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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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또 2루타로 메이저리그 1위... 팬들 ‘2루타 기계냐’

거액의 연봉이 저렴해 보일 정도의 활약이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외야수 이정후(26)가 뉴욕 양키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시즌 8호 2루타를 터뜨리며 MLB 최다 2루타 기록을 이어갔다.
샌프란시스코는 13일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B 정규시즌 경기에서 양키스에 4-8로 패했다. 이정후는 3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볼넷 1개, 1득점을 기록했다. 그의 시즌 타율은 0.333으로 소폭 하락했고,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도 1.000에서 0.992로 낮아졌다.
이정후는 전날 양키스전에서 시즌 1호 3점 홈런을 쳐 팀의 9-1 대승을 이끌었다. 1회초 무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 마커스 스트로먼의 89마일 싱커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87피트짜리 홈런을 기록했다.
홈런을 친 다음날 열린 경기에서도 이정후는 장타력을 보여줬다. 이틀 연속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 치러진경기 7회초 2사 1루에서 양키스 세 번째 투수 루크 위버의 시속 137㎞ 체인지업을 받아쳐 우측으로 날아가는 2루타를 쳤다. 이로써 이정후는 시즌 8번째 2루타를 기록하며 MLB 최다 2루타 선두를 굳혔다. 2위는 시카고 컵스의 카일 터커로 7개를 기록 중이다. 이정후는 지난 시즌 4개의 2루타에 머물렀지만, 이번 시즌 초반 두 배를 넘는 페이스로 장타를 뽑아내고 있다. 이 2루타로 2사 2, 3루 기회가 만들어졌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이정후는 이날 다양한 플레이를 펼쳤다. 1회 첫 타석에서 볼넷을 골라 출루하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3회에는 유격수 직선타로 아웃됐고, 6회에는 내야 땅볼을 쳤다. 이 땅볼은 양키스 내야수들의 실책과 야수 선택이 겹치며 이정후가 1루에 살아남았고, 이후 득점까지 기록했다. 이정후의 6회 주루 플레이는 날카로운 판단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9회 마지막 타석은 아쉬웠다. 무사 2, 3루의 추격 기회에서 양키스 마무리 데빈 윌리엄스의 슬라이더에 3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윌리엄스의 제구가 워낙 날카로워 이정후의 공격적인 스윙이 먹히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선발 조던 힉스가 5이닝 3실점으로 버텼지만, 불펜이 무너지며 역전을 허용했다. 양키스는 애런 저지가 2점 홈런 포함 3타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양키스는 이로써 10승 5패를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에 올랐다. 샌프란시스코는 10승 4패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권을 지켰지만, 샌디에이고 파드리스(11승 3패)와 LA 다저스(11승 4패)에 근소하게 뒤졌다.
이정후의 활약은 큰 화제를 모았다. 팬들은 X에서 “이정후가 2루타 기계”라며 열광하고 있다. 이정후가 타격왕과 MVP 후보로 거론될 잠재력을 보인다는 평가도 나왔다.
팀 동료 윌리 아다메스는 경기 후 “이정후는 매일 더 나아지고 있다. 타석에서의 집중력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밥 멜빈 감독도 “이정후는 공을 정확히 읽고 치는 능력이 뛰어나다. 비가 와도 스윙이 흔들리지 않았다”고 호평했다.
2023년 팀과 계약기간 6년 총액 1억 1300만 달러(약 1643억원)에 계약한 이정후는 지난 시즌 5월 어깨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지만, 이번 시즌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와 맹활약 중이다.
샌프란시스코는 14일 오전 2시 35분 양키스타디움에서 양키스와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로비 레이(3-0, 3.18 ERA)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양키스는 윌 워렌(0-0, 6.00 ERA)을 등판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샌프란시스코는 이 경기를 잡아 시리즈를 2승 1패로 마무리하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 싸움에서 앞서가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