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격 불출마 선언... 국민의힘 경선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2025-04-13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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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후보들 “오세훈 정치적 가치 계승하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마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오 시장은 '국민이 다시 보수에 국정에 책임질 기회를 주시려면 책임 있는 사람의 결단이 절실한 때'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가진 긴급 기자회견에서 대선 불출마 선언을 마친 후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오 시장은 "국민이 다시 보수에 국정에 책임질 기회를 주시려면 책임 있는 사람의 결단이 절실한 때"라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백의종군으로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 뉴스1

국민의힘 대선 경선 초반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2일 전격적으로 불출마를 선언하면서다.

오 시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출마 선언을 예고한 바로 전날의 돌발 발표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전후로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 오 시장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홍준표 전 대구시장, 한동훈 전 대표 등과 함께 꾸준히 대권 주자로 거론돼왔다. 탄핵소추에 찬성한 오 시장은 높은 대중 인지도와 중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혀왔다.

오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경선 국면에서 그의 지지층이 어떤 후보로 이동할지가 주목받고 있다.

오 시장은 "대통령직에 도전하지 않는다고 해서 내 역할이 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내 비전을 함께하는 후보를 마음 다해 도와 정권 재창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의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자 국민의힘 후보들이 오 시장의 정치적 가치를 계승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수도권과 중도층에 러브콜을 보냈다.

김문수 전 장관은 이날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 캠퍼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 시장은 4선 서울시장으로서 훌륭한 분인데 출마 뜻을 접은 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이 구상한 정책과 하고자 했던 일들을 받아들여 이재명 전 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홍준표 전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오 시장의 불출마는 서울 시민의 우려에 대한 답이며, 우리 당에 대한 충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오 시장과 함께 재조산하의 꿈을 이뤄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다시 성장"과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오 시장의 핵심 화두를 적극 수용해 국정 운영에 반영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당과 미래를 생각하고, 서울시장으로서 시민에 대한 책무를 우선시한 결단을 존중한다"며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 시장이 강조한 '다시 성장'과 '약자와의 동행'은 내가 출마 선언에서 언급한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 및 당 대표 시절부터 이어온 '격차해소'와 같은 맥락"이라며 "오 시장 몫까지 뛰겠다"고 했다.

안철수 의원도 페이스북에 "당이 지금의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서기 위한 희생이자 깊은 울림"이라며 "약자와의 동행은 당 재건에 반드시 필요한 가치"라고 적었다.

나경원 의원은 "소중한 정책들은 단순한 개인의 브랜드를 넘어, 우리 당이 책임지고 대한민국 전체로 확대해야 할 과제"라며 "그 뜻을 깊이 새겨 대선 후보들이 국민 삶을 바꾸는 국정운영으로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오 시장의 '다시 성장'과 '약자와의 동행'은 내 비전인 '국가 대개조를 통한 초일류 대한민국 건설'과 결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내가 내세우는 포용적 성장과 일하는 사람이 대우받는 사회는 오 시장의 철학과 궤를 같이한다"며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백의종군 각오를 귀하게 받겠다"고 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페이스북에 "오 시장의 결단 소식을 들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성장'과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시대정신을 조기 대선이라는 무대에서 구현하겠다"고 밝혔다.

김문수 전 장관과 나경원 의원은 윤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입장을 공유하며 연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두 사람은 전날 보수 청년단체가 주최한 연금개악 규탄집회에 함께 참석했고, 이날도 나 의원 지역구인 동작구에서 청년들과 간담회를 열었다.

경선 과정에서 두 후보가 연대하거나 단일화를 모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전 장관은 "나 의원과 대화하고, 다른 후보들도 원하면 만나 정책적 협력도 하겠다"고 말했다. 나 의원 역시 "결국 우리 당 후보는 함께하는 것"이라며 "청년들과 대화하는 것 자체가 진정성을 보여주는 행보이며, 어떤 후보와도 같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부산을 찾아 가덕도신공항 부지를 둘러본 뒤 전포 카페거리에서 시민들과 만났다. 한 전 대표는 "가덕도신공항은 부산·울산·경남 시민의 염원이며 발전의 기초가 될 것"이라며 "2029년 신공항 개항이 예정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1박2일 일정으로 울산과 부산을 찾은 한 전 대표는 전날 울산의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와 조선업 현장을 방문했고, 부산 지역 의원들과 일정을 함께했다.

당내에서는 일부 의원이 13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려 했지만, 지도부의 자제 요청으로 무산됐다. 한 관계자는 "한 대행이 아직 출마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성명 발표는 경선 참여자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며, 해당 행위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관련 질문에 "본인은 가만히 계시는데 정치권이 이래라저래라 부산스럽게 하는 건 국가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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